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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구랑 Feb 15. 2024

컨셉트 추출법

발상력 스토리텔링

리얼리즘의 거장 켄노치감독의  ‘나의 올드 오크(My old oak)’는 영국의 한 폐광촌 사람들이 시리아 난민을 맞이하며 벌어지는 이여기다. 이들은 서로 오해하고 갈등하고 비난하지만 마지막엔 서로의 손을 마주잡고 희망의 끈을 이어간다. 이들이 함께 행진하는 피켓에는 ‘용기와 연대와 저항’이라고 새겨져 있었다. 영화를 보다보면 ‘eat together, stick together(함께 먹으면 더 단단해진다)’란 대사가 흘러나온다. 이 짧은 문장이 이 영화의 주제다. 이들의 반목과 화해가 이루어지는 곳이 마을의 오래된 올드 오크란 맥주집이었고 그들은 이 곳에서 주인공이 어렵게 마련한 음식을 나눠먹으며 마음을 열고 하나가 된다. 이 문장은 영화 포스터에도 가장 눈에 띄는 자리에 위치했다. 대중 문화의 모든 콘텐츠엔 고목의 뿌리처럼 기승전결의 전체 구조를 장악하는 중심 개념,  스토리 컨셉트가 있다. 연출자든 감독이든 스토리텔러라면 독창적이면서도 공감이 가는 컨셉트를 뽑아내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특히 광고인은 이 분야의 전문가다. 그들은 쵸코파이의 ‘정’, 나이키의 ‘just do it ’처럼 소비자의 주머니를 열어 물건을 팔 수 있는 브랜드 컨셉트를 고안해서 이걸 중심으로 광고 캠페인을 펼쳐 자본주의 엔진을 작동시킨다. 이들의 핵심 노하우는 무엇일까?

전기 면도기를 만들던 브라운이 오디오 사업을 정리할 때 ‘눈물의 떙처리’라며 동정을 구하지 않았다. 오히려 구매 가치를 높이는 컨셉트를 찾아냈다. 그 한마디는 ‘마지막 한정 판매 (Limited Edition)'였다. 비만치료제 제니칼은 비만이 단지 체지방이나 아름다움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해야했다. 그들은 ’비만도 질병입니다.‘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대박을 터트렸다. 마법의 핵심은 제품의 장점이 아니다. 고객의 편익이다. 이걸 단순하게 극대화해라. 프랑스 혁명은 단두대고 미국은 자유의 여신상으로 대변되듯 말이다. 광고로 돌아가서 좀 더 살펴보자. 고순도 휘발유를 뭐라고할까? 차를 애지중지하는 사람에게 휘발유는 뽀빠이 시금치다. 그걸 넣으면 차도 사람도 잘 나갈 것이다. ’잘 나갑니다‘라는 에스오일광고는 카피가 탄생했다. 빨래를 부드럽게 해주는 린스가 있다. 뭐라고할까? 뽀송뽀송하다고? 거듭 말한다. 고객의 혜택을 상상해라. 쾌적함이 극대화되면  ‘숲 속의 향기’가 된다. 미국 일리노이주는 자연경관과 문화적 매력이 병존한다. 광고 슬로건은 무엇이였을까? 누구나 일에서 떠나고 싶어한다. ’월요일로부터 백만마일 떨어진 곳 (A million miles away from monday)‘이 채택됐다. 노르웨이 크루즈 라인은 환상의 휴식에서 한걸음 더 나갔다. 크루즈는 육지의 속박과 의무,예속, 규칙에서 벗어난다는 기대감이 있다. 그들의 슬로건은 ’육지에서의 법은 통용되지 않는다.(The Laws of the land do not apply)‘였다. 카페인이 함유되어 약간의 환각기능이 있음을 레드불은 뭐라고 했을까? 그들은 날개를 떠올렸고 ‘레드불은 날개를 달아줍니다’라고 정리했다. 우유는 꼭 튼튼하다, 맛있다, 신선하다라고 말해야할까? '스포츠 스타가 되고 싶다구요? (Are You wanna be a Sportstar?)'라고하면 자아 실현의 욕구가 자극된다. 목의 통증 완화와 달콤한 과일 맛의 목캔디 ‘홀스 수더스’ 는 어떻게 소비자의 환상을 자극했을까? 키스였다. ’홀스 수더스는 당신이 건강해지도록 키스합니다 (Halls Soothers is kissing it better)‘라고 정리했다. 맑고,깨끗한 핀란드의 스칸나다비아산 보드카가 있다. 수정처럼 밝고 번개처럼 반짝인다라는 말은 고객의 혜택이 아니다. 고객의 자긍심을 부추기는 말은 ‘세계의 정상에서 온 보드카(Vodka from the top of the world)’였다. 현명한 투우사는 소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대중문화의 스토리텔러가 되고 싶다면 고객쪽으로 시선을 돌려라. 오징어게임도 그랬고 기생충도 그랬다. 브랜드 네임뿐 아니라 비지니스 모델도 마찬가지다.  당신 근처에, 당근마켓이나 무신사랑해, 무신사도 역지사지의 관점이 비지니스를 키웠다. 위대한 진리는 단순한 법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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