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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칠 Jan 26. 2023

30일짜리 반더부살이 식물

일본에서 한 달 살기 프로젝트(1)


 글을 쓰는 지금 진행 중이다. 일본 도쿄에서 한 달 살기 프로젝트.

아시아, 미국, 유럽. 내가 가진 꿈의 크기에 비해 세상을 넓게 돌아다니진 못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여행한 나라들의 수를 세어보자면 열 손가락으론 부족하겠다. 어설프지만 왠지 모르게 나답다.

저기 먼 미국땅은 몇 번이나 밟았으면서 정작 한국이랑 가장 가까운 일본땅을 밟은 횟수는 영(0)에 가깝다. 영이면 영이지 영에 가까운 수가 뭐냐 하면, 아주 어릴 적 일본에 가본 적이 있다는데 그 추억이 사진으로만 남았지 기억엔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 기억엔 영. 말하고 보니 30의 뒷자리 숫자가 0이다. 올해 영과 인연이 깊다.




 일본으로 자주 여행을 가는 친한 언니로부터 일본에 가면 일본 느낌의 거리가 있고 일본 느낌의 사람들이 있다고 들었다. 너무 당연해서 웃기는 말이긴 한데, 공항에서 집으로 가는 특급열차를 타며 나도 느낀 감상이다. 겨우 두어 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내리니까 일본이다. '와. 일본이구나' 싶었는데, 공항을 나와보니 진짜 일본에 왔다는 게 느껴졌다. 열차 안 광고화면에서도 일본인이 보이고, 차창 밖의 풍경에서도 일본 간판들이 스친다. 내 옆을 지나가는 처음 본 아저씨한테서도 일본감성이 느껴진다.

 '와. 여기 진짜 일본이네.'

솔직히 일본에 대한 첫 감상은 이게 전부인데 신기하게 이거로도 충분하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봤던 풍경들이 그대로 있었다. 오밤중에 불 켜진 이자카야, 아무도 없는 인도 옆에 떡 하니 서있는 음료자판기, 모퉁이에 세워진 별거 없는 전봇대 같은 것들이다. 실제로 보니 더 신기했다. 일본문화는 많이 접했지만 실제로 와본 기억은 없어서 그런가, 내가 이곳 풍경 속에 들어와 있다는 게 재밌다.


 저녁을 먹기 위해 패밀리 레스토랑에 갔다. 다섯 명이서 열다섯 개의 음식을 먹었다. 인당 세 개의 접시를 해치운 거다. 처음으로 달팽이요리를 먹어봤는데, 달팽이가 담가져 있던 오일 양념이 맛있어서 그런가 거부감 없이 맛있게 먹었다. 입국 첫날부터 느낌이 아주 좋다.


내가 밥을 먹은 식당은 아니다. 소바를 팔고 있다. 소바는 아직 먹어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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