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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리 Jan 01. 2023

새해와 연말이 공존하는 주간

주별 일상 기록기 - 12월 5주차

[오늘의 BGM - 백예린 - Fuckin’ New Year]


 1.

이번주 월요일엔 2022년의 마지막 휴일을 보냈다. 아무것도 안 하기 위해 휴가를 쓴 건 처음인 거 같다. 대개 맛있는 식당 예약을 한다거나, 전시회를 간다거나… 무언가를 했던 거 같은데, 이번 휴일에는 그냥 편안하게 집에서 쉬었다. 전 직장을 다닐 땐 일의 특성상 대개 2주 정도 길게 휴가를 썼었고, 갑자기 단기로 쓰는 경우면 이제 몸이 아프거나 이사를 가야 하거나 등 뭔가 이벤트가 있었다. 한 번에 휴가를 길게 쓰거나 평소에 짧게 쓰거나 두 가지 모두 장단점이 있는 것 같은데, 여행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전자가 더 좋고, 일상을 살아가는 데엔 후자가 더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다. 다만, 필자는 여행과 일상 모두 풍족하게 누리고 싶어 하는 욕심덩어리라는 게 중요한 점이다. 다음 이직 시엔 두 가지 장점을 모두 누릴 수 있는 곳으로… 하하.


케이크를 노리는 하루


2.

화요일엔 직장인 친구에게 밥도 얻어먹고,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서울빛초롱 축제’도 보러 갔다. 연말에 여행을 가고 싶었지만, 이래저래 시간을 길게 빼진 못해서 그 대신 놀거리를 찾던 중 서울빛초롱 축제를 발견했다. 확실히 점점 한국도 ‘제야의 종’ 이벤트 외에도 크리스마스와 더불어 연말 분위기를 내는 데에 진심이 되어 가는 것 같다. 이제 하늘에서 터지는 돈덩어리인 불꽃놀이만 해주면 되지 않을까.


여하튼 원래 금요일날 빛초롱 축제를 보러 가기로 약속을 했었는데, 고마운 친구님이  화요일날 저녁을 쏘겠다고 해서  치의 망설임 없이 약속 날짜를 필자의 약속 기피 넘버원 요일로 옮겼다. 주중에 , 금만 약속 잡는  누군가는 나이가 들어서 그렇다고 하지만, 필자는 이미 신입 때부터 그래왔다. 이유는 약속 끝나고  가는 길에 남은 출근을 생각하며 고통스러워하는  싫어서다. 그래도 맛있는 저녁을 얻어먹고 예쁜 것들도 잔뜩 봐서 그런지 그날 저녁에 돌아가는 길이 나쁘진 않았다. 헤어질 즈음 고통스러워하는 필자를 보고 풀재택 자랑하는 친구 멱살을   움켜쥐긴 했지만 그래도 나쁘진 않았다.


복토끼님 새해 복 많이 주세요


3.

이번주도 드로잉 수업에 갔다. 살짝 귀찮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결국 가면 좋아할 거라 INTP의 최대 방해꾼인 귀찮음을 이겨내고 수업에 갔다. 이번주는 유독 정신을 놓고 그림을 그렸던 거 같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번에는 어떤 스킬을 배우겠다는 의지를 담기보다는 ‘뭔진 모르겠는데 일단 그리고 본다’는 마음으로 그려서 그런 것 같다. 예전부터 느꼈지만, 예술 관련 무언가를 할 때는 의식의 흐름대로 하기보다는 계산(?)하면서 만든 결과물이 더 마음에 들었다. 이번에도 처음에 마구잡이로 그려놓은 걸 나중에 계속 바로 잡느라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인간이 느끼는 자연스러움 속엔 항상 치밀한 계산이 있는 게 아닐까.


그래도, 나름의 느린 속도로 한 번 갈 때마다 하나씩 완성하는 거 같다. 다만, 다음 주에는 여행지에서 직접 찍은 사진을 그리는 작업을 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거 같다. 미국 가기 전에 완성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이번주에 그린 거 (왼쪽) 다음주에 그릴 거 (오른쪽)


4.

2022년의 마지막 주를 돌이켜보니 계속 먹었던 것 같다. 먹다 보니 2022년이 갔고, 2023년이 찾아왔다.


2023년이 찾아오기 몇 시간 전, 이루고 싶은 걸 아직 적지 않았다는 생각에 부랴부랴 생각나는 걸 메모한 뒤 카카오톡 내 톡방에 공지로 띄어두었다. 어려서부터 wishlist 적는 걸 좋아했던 거 같은데, 다 커서도 어렸을 적의 흔적을 보는 듯 습관이 되었다. ‘이루고 싶은 것’, 이 말이 불러오는 미래지향적인 느낌이 좋다. 뭔갈 먹지 않았는데도 배부른 느낌이랄까. 이렇게 적어두면 가끔 생각날 때마다 보면서 까먹고 있던 건 다시 시도해 보고, 잘 안되던 건 마음을 다 잡는 계기가 된다. 그게 꼭 이뤄지든 아니든 간에.


평소에 계속 생각했던 걸 적어보니, 크게는 7가지의 wishlist가 만들어졌다. 그 7가지에는 2022년에 적었던 것과 동일한 내용도 있고, 22년에 이룬 걸 23년에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담아낸 것도 있고, 새롭게 생겨난 내용도 있다. 그중에선 기록 잘하기도 있는데, 우선 23년 첫날의 기록은 여기서 마친다.

냠냠냠냠




1월 2일 월요일 덤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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