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리 Dec 25. 2022

뭘 해도 기분 좋은 크리스마스 주간

주별 일상 기록기 - 12월 4주차

[오늘의 BGM : Nat King Cole - The Christmas Song]


1.

이번주 수요일에는 대설주의보와 함께 눈이 펑펑 내렸다. 집에서 쉴 때 함박눈이 내리길 바랐건만, 역시나 출근하는 주중에 눈이 내려서 아쉬운 마음을 품고 출근길에 올랐다. 그래도 점심시간에는 눈 오는 풍경을 바라보면서 점심식사를 즐겼다. 원래 눈 오거나 비 올 때 제일 좋은 게 따뜻한 곳에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는 게 아닐까. 하하. 눈은 점심 이후에도 많이 내리다가 퇴근시간이 다가올 즈음에는 꽤 약해졌다. 집 가는 길에는 이미 언 길가에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서 마치 아이젠을 신은 것처럼 꽝꽝 발자국 찍듯이 걸었다. 결국 올해도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크리스마스 주간에 눈은 왔으니까!

아침 출근길의 풍경(왼쪽), 점심시간에 바라본 풍경(오른쪽)


2.

이번주에는 회사 송년회가 있었다. 일을 하는 중간중간 송년회 이벤트도 구경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면서 작년과는 또 다른 연말을 느낄 수 있었다. 오후에는 회사에서 준비한 맥주 때문에 나를 포함하여 곳곳에서 벌게진 얼굴로 대화를 나누거나 짤막하게 업무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올해를 잘 마무리하고 내년을 준비하는 흐름은 한 개인 뿐만 아니라 회사 같은 단체에서도 중요시하는 이벤트라는 걸 새롭게 깨달은 시간이었다. 그러다 불현듯 떠오른 건 아직 스스로를 위해 올해를 마무리하고 내년을 준비하는 시간을 온전히 가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다음날은 얼마 전에 충동적으로 낸 휴일인데 모처럼 내일 진득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먹거리 가득한 송년회


3.

크리스마스이브 전야제 당일. 모처럼 빡빡한 스케줄을 계획한 날이기도 했다. 오전엔 회사에 출근하고, 오후 반차로 점심은 패스한 채로 운전면허 필기를 보러 갔다. 다행히 회사에서 1시간 거리 내로 운전면허시험장이 있었지만, 필기 준비물인 반명함판, 신체검사내역 둘 다 없어서 바삐 걸음을 옮겼다. 크리스마스이브를 앞둔 날의 오후니까 사람이 적을 거라고 추측했는데 아뿔싸, 시험장 안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헐레벌떡 시험장 안에 있는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고, 응시원서 작성 후 시력검사도 마쳐서 접수를 했지만 결국 예약한 시간보다는 늦게 시험을 보게 됐다. 이후 계획한 일정이 있었기 때문에 시험도 헐레벌떡 봤다. 문제를 다 풀고 제출하자마자 점수와 함께 합격여부를 알려줘서 살짝 당황했다. 다행히도, 전날 어플로 봐둔 문제들이 몇 개 나와서 어렵지 않게 필기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다. 내년도 목표 중 하나인 ‘운전면허 습득하기’의 1차 관문은 넘긴 셈이다.

카페 카운터에 한 가득 쌓여있던 크리스마스 케이크

필기를 다 보고 나서도 마음의 여유 없이 그다음 일정 장소로 달렸다. 바로 거의 1년 만에 네일아트를 받으러 갔다. 인생 처음 받았던 네일아트가 맘에 들었던 게 기억나서, 모처럼 근처로 온 김에 겨울맞이 네일아트를 예약했다. 역시나, 그 결과물은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고, 미국여행 가기 전 기념으로 또다시 받으러 올 생각이다. 이 일정 이후에는 친구 S와 약속이 있어,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약속 장소로 향했다. 그때가 퇴근 시점이었는데, 어찌나 길이 막히던지 생각보다 시간이 지체됐다. 어찌어찌 약속 장소로 도착해서 근 1달 만에 만난 친구와 근황도 나누고, 미리 예약해둔 식당으로 가서 음식도 나누며 잔잔하게 크리스마스이브 전야제를 즐겼다. 곳곳에서 저들만의 이야기 세상 속에서 그 시간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도 구경하고, 친구와 내년 봄 여행 계획도 짜면서 그 밤의 시간을 즐겼던 거 같다.

크리스마스 분위기 가득했던 식당



4.

이번주에도 드로잉 수업에 출석했다. 저번 주로 정물 드로잉을 끝내고, 이번주는 풍경 드로잉을 시작했다. 풍경 드로잉을 시작하기에 앞서, 선생님이 새로운 스킬을 알려주셨는데, ‘공간을 볼 때 그 공간을 이루는 정물보다 그 정물을 드러내기 위해 존재하는 빈 공간에 집중’하는 방법이다. 예로, 나무를 그릴 때 나뭇가지 하나하나를 그리기보다는 그 나뭇가지 하나가 존재하기 위해 같이 존재하는 빈 공간을 그린다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는 거다. 들을 때는 이해가 됐는데, 막상 손으로 실천을 하자니 어려웠다. 앞으로 그리고 싶은 게 무엇이냐 집어보면 첫 번째는 우리 집 냐옹님이고, 두 번째는 여행길에 찍었던 풍경 사진이라서 열심히 배워야겠다. 여하튼, 한창 기초과정 진행 중이라서 매번 새로운 걸 배울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배우는 걸 귀찮아하면서도, 막상 하면 열심히 하는 성격인지라 더 그런 듯하다.

목탄과 콩테로 그린 첫번째 풍경

그림 완성 이후로 다음 그림 연습을 하고 있는 중에 선생님이 그 다음으로는 내가 그리고 싶은 풍경화를 리는 거니까 어떤 걸 그릴지 미리 생각해보라고 얘해주셨다. 올해 갔다  스페인 풍경사진에서 하나 골라볼까 아니면 그리운 스웨덴 사진을 골라볼까- 그리고 싶은  많아서 고민이다. 다음 주도 잊지 않고 부지런하게 출석할  있길!


5.

대망의 크리스마스 당일! 바로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이다. 점심 먹기 전에 원래 언어교환을 하려고 했는데, 내 쪽의 의사소통 오류로 하지 못했다. 그 김에 2주간의 연말휴가를 가지기로 하고 내년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다. 점심 이후에는 저번에 왔던 카페에 다시 왔다. 오늘은 저번에 배불러서 못 시켰던 아포가토를 먹었는데, 겉에 올라가 있는 캐러멜라이즈 된 조각난 빵이 맛있었다. 오늘따라 유독 글이 안 써져서 쓰다가 말았다가 했더니 두 시간 가까이 시간이 흘렀다. 오늘 밤엔 가족과 조촐하게 크리스마스 파티가 예정되어 있어서 아직 진짜 크리스마스는 시작하지 않은 느낌이랄까. 여하튼 연말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 다음 주는 2022년의 마지막날, 한 해를 보내며 새해를 맞이하는 끝과 시작의 글을 쓸 거 같다. 이번주도 즐겁게 보낸 나에게 박수~




다음 주 일요일이 바로 2023년 1월 1일. 시간 참 빠르다.

매거진의 이전글 생각이 많아지는 연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