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별 일상 기록기 - 3월 둘째 주
[이번주 BGM : LUCY - 바쁘거든]
1.
지난주 휴일의 여파 때문인지 몰라도 이번주는 한 주의 초반부터 유독 피곤했다. 대개 수요일부터 피곤함이 쌓이고 있다는 게 체감되곤 했는데 이번주는 월요일부터 피곤하더니 수요일엔 집에 도착해서 샤워하고 저녁밥을 먹은 뒤에 거의 바로 잠에 들었다. 보통 밤에 뭔가를 한다면 하는 편인데 피곤함을 이유로 사라져 버린 밤의 시간이 아쉬웠다.
이렇듯 피곤한 몸을 끌고 이번주에는 다시 미술 학원에 출석했다. 3주 만에 가는 거라 연필을 쥐는 게 어색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동안 그린 시간이 있다고 어색함은 금방 잊혔다. 최근 들어서 그림 그리는 속도가 빨라져서 이번주에 인물 그리기를 완성하겠다는 목표로 집중해서 그렸는데, 결국 완성까지는 가지 못했다. 그래도 조금만 더 손보면 되는 거라 다음 주면 드디어 기초 과정을 끝낼 수 있을 것 같다.
처음 그림을 배우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땐 구체적인 발전 방향보다는 ‘뭐라도 배우다 보면 그림을 잘 그릴 수 있지 않을까’하는 단순한 마음에서 시작했는데, 확실히 이전보다는 그림을 좀 더 잘 그려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ㅋㅋㅋ) 덧붙여 한번 빠지면 깊게 파고드는 성향인 필자에게 생각 이상으로 잘 맞는 취미인 것 같다. 필자가 수학을 좋아하는 이유가 정답이 존재하고 그 정답을 찾아가는 논리를 파고드는 쾌감이라고 한다면, 이와 반대로 그림 그리기는 정답은 없지만 내가 들이는 시간과 노력에 따라 내 맘에 드는 지점까지 얼마든지 파고들 수 있다는 점인 것 같다.
수업이 끝나갈 즈음, 선생님이 다음번부터는 어떤 걸 그리고 싶냐고 물어보셨고, 예전부터 생각했던 우리 집 냐옹이를 그리겠다고 답변했다. 맨 처음 원데이클래스를 들을 때도 고양이 그림을 그렸었는데 그때는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그림을 완성했다면, 이번에는 온전히 스스로의 힘으로 그림을 완성해보고 싶다.
2.
이번주엔 다음 주에 떠날 보라카이 여행을 위한 사전준비를 했다. 숙소와 더불어 픽업샌딩, 호핑투어, 말룸파티, 액티비티 등 보라카이 가기 전에 미리 예매해야 했던 귀찮은 것들을 해치웠고, 그동안 미뤄뒀던 선글라스를 사러 갔다. 미뤄뒀던 이유 중 하나가 뭘 사야 할지도 모르겠고딱히 맘에 드는 것도 없어서였는데, 올해 미국여행 간다고 들린 면세점에서 봐둔 선글라스가 생각나서 그 제품을 사기로 결정했다. 당시에는 딱히 구매할 생각까진 없어서 제품명이 뭔지 알아두지도 않은 터라 찾을 수 있을까 살짝 걱정했는데, 다행히 직원분이 사진을 보시더니 제품을 골라주셨다. 드디어 산 나의 첫 선글라스!
한편, 나름 휴양지 가는 거라고 짧은 기간 동안 식이를 조절해 볼까 했지만 오늘 케이크를 먹으러 온 것으로 깔끔하게 끝이 났다. 원체 다이어트는 생각도 안 하고 살아온지라 ‘먹고 싶은 건 먹어야지’하는 마음이 듦과 동시에 끝이 나 버렸다.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는가.
매일이 여행인 삶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