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사피엔스 문명과 AI 문명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능력

by 김성원

호모 사피엔스가 다른 호모종과의 차이점으로 자기 증폭 시스템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자기 증폭 시스템은 DNA -> 신경 네트워크 -> 경험 -> 상상력 -> 상징 언어 -> 공유된 믿음 -> 문화 -> 다음 세대 -> (반복) 과정이다.


자기 증폭 시스템이 (DNA와 신경 네트워크)로 이루어진 "선천적 생물학적 기반" 위에, (경험과 상상력, 상징과 언어, 그리고 공유된 믿음을 통해 형성되는 문화적 과정이 결합)되는 "후천적 능력"에 의해 형성되는 것으로 정리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경험은 단순히 축적되는 것이 아니라 학습을 통해 구조화되며, 이 구조화된 학습은 다음 세대에게 전달되는 환경과 문화 속에서 다시 재구성된다. 그 결과, 호모 사피엔스의 인지와 문화는 반복될수록 강화되고 확장되는 자기 증폭 시스템을 형성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구조가 호모 사피엔스 문명의 발전을 가능하게 했다고 생각한다.


호모 사피엔스의 자기 증폭 시스템은 뇌의 구조 때문에 가능한 현상이다. 뇌는 고정된 구조가 아니다. 우리는 흔히 뇌를 하나의 완성된 기관처럼 생각하지만, 실제로 뇌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스템이다.

경험이 들어오면 신경 네트워크는 변한다. 반복되면 연결은 강화되고, 사용되지 않으면 약해진다.

이것을 신경가소성이라고 한다.


인간의 뇌는 경험을 통해 스스로를 바꾸는 구조를 갖고 있다. 뇌는 단순히 변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할수록 더 잘 변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 해당 신경 회로는 더 강해지고, 그 결과 그 행동은 더 쉽게 일어난다.


언어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은 언어 능력이 더 발달하고, 논리적 사고를 많이 하는 사람은 사고 구조가 더 정교해진다. 이것이 바로 뇌 내부에서 일어나는 “자기 증폭”의 시작이다.


다른 생물도 학습을 한다. 경험을 통해 행동을 바꾸고, 환경에 적응한다.

하지만 인간은 그 경험을 공유한다. 이 지점에서 완전히 다른 현상이 발생한다. 호모 사피엔스는 경험을 언어로 바꾸고, 그 언어를 통해 타인에게 전달하며, 그 전달된 경험은 문화가 된다. 문화는 사라지지 않고,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

이 순간부터 호모 사피엔스의 뇌는 개인의 뇌가 아니라, 집단과 연결된 뇌가 된다.

이 구조를 다시 보면 이렇게 된다.


경험은 신경 네트워크를 변화시키고, 그 변화는 상상력과 사고를 만들어내며, 그 사고는 언어와 상징으로 표현된다. 그리고 그것은 타인과 공유되고, 공유된 것은 문화로 저장된다. 그 문화는 다음 세대의 환경이 되고, 다음 세대의 뇌는 그 환경 속에서 다시 형성된다. 그리고 이 과정은 반복된다.


이 과정이 반복될수록 더 강해지고, 더 복잡해지고, 더 빠르게 확장된다.

더 많은 경험은 더 많은 연결을 만들고, 더 많은 연결은 더 복잡한 사고를 만들며, 그 사고는 더 정교한 문화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문화는 다시 더 풍부한 경험 환경을 만들어낸다. 이 구조는 멈추지 않는다.


호모 사피엔스의 뇌는 스스로를 바꾸고, 그 결과를 사회에 저장하며, 그 사회는 다시 인간의 뇌를 바꾼다.

이것이 다른 생물과 인간의 결정적인 차이다.

다른 생물은 경험 → 변화 → 끝이지만 호모 사피엔스는 경험 → 변화 → 공유 → 문화 축적 → 문화 확장으로 단순히 적응하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를 계속 업그레이드하는 존재다.


호모 사피엔스의 뇌는 혼자 작동하지 않는다. 뇌만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언어로 생각하고, 사회 속에서 생각하며, 문화 속에서 생각한다.,


호모 사피엔스는 뇌 + 사회 + 문화가 결합된 시스템이다. 그 시스템은 스스로를 강화하고, 확장하며, 다음 세대로 문화로 구조화하여 전달한다. 이것이 호모 사피엔스가 살아남은 이유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호모 사피엔스의 문명은 자기 증폭 과정을 통해 형성되었다고 생각한다.
자기 증폭은 호모 사피엔스 뇌가 가진 특징에서 시작된다. 경험은 시냅스 변화를 일으키고, 반복된 경험은 신경 연결을 강화하며, 학습은 뇌의 회로를 재구성한다. 그러나 인간의 뇌는 개별적인 구조에 머무르지 않는다. 언어와 상징, 그리고 공유된 믿음을 통해 인간은 서로 연결되며, 사회와 공동체라는 보이지 않는 구조를 형성한다. 이 과정에서 개인의 뇌는 서로 연결되어, 마치 하나의 확장된 집단 인지 구조처럼 작동하게 된다. 이러한 연결과 확장은 경험을 개인의 차원을 넘어 집단의 차원으로 확장시키고, 그 결과 문화와 문명이 탄생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개별 생존을 넘어, 종 전체의 생존과 확장을 가능하게 한 핵심 구조라고 볼 수 있다.


많은 생명체가 무리를 이루어 협동을 통해 생존 전략을 발전시켜 왔다. 그러나 호모 사피엔스는 협동을 넘어, 경험을 공유하고 축적하는 구조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 인간은 단순한 무리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연결로 이루어진 공동체 속에서 집단적 경험과 인지를 축적하는 존재이며, 이러한 구조가 인간을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생존 전략을 가진 종으로 만들고 문명을 발전시키는 기반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호모 사피엔스의 자기 증폭 과정 은 AI 분야에서 현대 데이터 과학과 인공지능 분야에서 핵심적인 프로세스로 CRISP-DM (Cross-Industry Standard Process for Data Mining)와 피드백 루프 (Feedback Loop) / 강화 학습 (Reinforcement Learning)과 아주 유사하다.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 알고리즘의 적용, 네트워크를 통한 학습, 그리고 예측과 검증, 반복에 이르는 과정은 호모 사피엔스가 경험을 축적하고 학습하며 문화를 발전시켜 온 구조와 매우 닮아 있다. 호모 사피엔스가 경험을 통해 신경 네트워크를 변화시키고, 그 결과를 언어와 문화로 공유하며 다시 학습했던 것처럼, AI 역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고, 그 결과를 다시 입력으로 활용하며 점점 더 정교한 구조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긍정적인 면으로 보면 호모 사피엔스와 AI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문명은 더욱 빠르게 재구성되고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호모 사피엔스가 만들어낸 문명 위에서 AI가 다시 학습하고, 그 학습이 인간의 판단과 행동을 다시 유도하는 새로운 순환 구조, 즉 AI와 호모 사피엔스가 함께 만들어가는 또 하나의 자기 증폭 시스템으로 진입하는 시대로 지금 접근하고 있다고 본다


부정적이며, 경고의 메시지 차원에서 보면 AI의 모든 학습과 발전이 호모 사피엔스가 만들어 놓은 데이터와 문화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AI는 호모 사피엔스의 자기 증폭 시스템 위에 형성된 또 하나의 확장된 증폭 구조라고 볼 수도 있다. 호모 사피엔스 모든 문명을 AI가 자기 증폭을 한다면, AI는 AI 문명을 새롭게 제시하고 만들어 낼 수도 있다고 본다. 이러한 상상은 언젠가 호모 사피엔스의 문명은 AI를 통해 학습되고 가이드하는 AI 기반 문명으로 변화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이세돌 9단이 언급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정확한 워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의미로서 그가 말하고자 했던 내용은

"예술로서의 바둑 시대는 끝나고, AI를 통해 학습하며 승패를 가르는 바둑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의 말에서 호모 사피엔스의 호모 종의 유일한 생존 호모인이었던 호모 사피엔스의 생존을 위한 또 다른 도전의 미래를 보여 주는 듯하다.



호모 사피엔스는 스스로의 문명을 지속시킬 수 있을까?
AI 문명 위에 호모 사피엔스가 생존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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