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베를린 장벽과 미 CIA의 공작

웹 소설 같은 논픽션 에세이 _ 세계를 움직이고 있는 미국

by 김성원

1987년 크리스마스 시즌 나는 HR이 주는 각종 자료와 보고서를 읽고 요약하는 업무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고성능 컴퓨터와 관련된 자료에는 Cray보다 Sun Microsystems 제품의 수출이 늘었고 유럽의 모든 나라에 판매가 되었다. 얼마나 바쁘게 출장을 다녀야 할지 가늠이 되었다. 동료들의 출장 보고서에도 Cray보다는 Sun Microsystems 제품이 관리하기가 용이하다는 내용이 많았다. Memory Management Unit이라는 새로운 장치 때문이라고 하였다. 그들의 출장지 또한 학교나 기상 관련 기관에서 중앙은행이나 행정 기관으로 옮겨가고 있었다. 또한, 유럽 국가들 중 영구, 독일, 프랑스가 자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캐나다에 미국이 출자한 10개의 컴퓨터 회사를 설립 미국 정부의 독단적인 분위기를 줄이고 마치 자유 경쟁하는 모습을 연출하였다.


요약을 해야 하는 보고서에는 출처가 밝혀진 것은 없었으나 대부분이 지역 간의 관계성에 관한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상당히 객관적인 시각으로 지역별로 정리한 것들이었다. 그 보고서에서 지역을 나눈 것이 북미와 남미를 합친 아메리카 대륙, 동북아, 중동, 동유럽과 서유럽이었다. 동남아와 호주 그리고 아프리카 대륙이 누락된 것인지 아니면 내게는 주어진 것이 아닌지는 몰랐으나 알 수 없었다. 그 보고서들을 읽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미국의 누군가가 어떤 것을 위해 어디서나 부단히 움직이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미국이라는 나라의 힘이 느껴졌었고 느껴진다.


1988년을 기준으로 전후 1~2년 동안 일어났었던 큰 사건의 중심은 동유럽이었다.


지금의 명칭은 동유럽이지만 당시 ‘Eastern block’이라 불리며 소련연방의 위성국가 역할을 한 나라들을 통칭하던 말이다. ‘철의 장막’ 최전선에 있던 동독을 포함 폴란드, 체코, 헝가리,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그리고 독립 국가이었으나 공산주의 국가인 유고슬라비아였다.



1987년 레이건 대통령의 브란덴버그 독일 베를린 장벽 앞에서 소련 공산당 서기장 고르바초프에게 "Mr. Gorbachev, tear down this wall!"이라고 한 역사적인 연설의 배경에는 오래전부터 꾸준히 공작해온 CIA가 있었다.

maxresdefault.jpg

https://youtu.be/oxzI2jA9Tgc


소련의 통제하에 있던 이 위성 국가들을 적어도 친 서방 국가들로 만들기 위한 수많은 노력들을 해 온 것이었다. 국가별 자세한 내용은 없었지만 주로 ‘노동파업’을 이용한 체제 전복이 주를 이루었다. 그것이 성공하였을 경우의 가상 세계 지도를 작성한 것을 보면 소련과 중국 그리고 북한을 한 덩어리로 묶는 지형학적 고립을 계획하였다.


동남아의 공산국가 베트남과 라오스가 있었으나 내가 읽은 보고서에는 해당 내용이 없었다. 그런 공작들에 의한 각 국가별 움직임과 1985년 고르바초프 서기장이 주창한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은 레이건 대통령에게 전 세계를 향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확신을 주었을 것이다. 페레스트로이카의 정책은 이데올로기와 군사화에서 탈피하는 대신 경제와 외교를 중시하는 소련의 국가이익 우선주의를 의미하는 것이다. 탈군사화는 국내 경제개혁에 발맞추어 해외 군사개입과 국내 군비와 군사력의 삭감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에 미국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정치적 호재였을 것이다. 1978년 등소평이 개혁개방 정책으로 변경한 중국 또한 대기근을 경험하며 자유경제 방식만이 살길 임을 일찍이 실천한 결과 현재의 G2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HR은 내게 서류 봉투를 주며 내일 펜타곤에 도착하여 그 봉투에 적혀있는 사무실로 찾아가 제출하라고 하였다. 그리고 “Big days are coming”이라고 말하며 잘 다녀오라고 하였다.

keyword
이전 22화21. 미국이 포기 못하는 세가지 권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