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자가격리 생활)
나만 아니면 돼.
코로나가 시작된 지 만 2년이 지나기 전까지만 해도 주변에서 누군가 확진이 되면 매우 드문 일이었던 만큼 놀라움이 컸다. 하지만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이제는 비감염자가 더 귀한 대접을 받는 시기가 되어 버렸다. 나 역시 우리 가족은 아닐 거야라고 안일한 마음을 먹던 순간 큰 아이를 시작으로 둘째까지 확진이 되었다. 사실 무방비상태로 자가격리를 시작하였기에 막막할 수밖에 없었다. 오죽하면 자가격리를 검색하면 자가격리 필수품, 자가격리 아이템 등 연관검색어가 자동으로 완성되겠는가.
자가 격리자의 동선에 맞춰라.
일반적으로 자가격리에 들어가는 동거인이 발생하면 동거인으로부터 나를 보호한다는 생각이 크게 앞선다. 어쩔 수 없다. 인간은 원래 자기 스스로를 방어하게끔 만들어졌으니까. 하지만 자가격리 당사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준비한다면 모두를 보호할 수 있다. 우선 격리 대상의 동선을 고려해보자. 아무리 방안에 가둬(?) 둔다 하여도 방문을 열고 나오는 순간은 발생한다. 생리현상을 해결해야 하고, 적어도 이틀에 한 번은 샤워를 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격리자 스스로 현타가 오는 순간이 생긴다.)
1) 손소독제는 동선에 맞춰 모두 준비해준다.
2) 수건은 별도로 사용하게끔 하고 방안에는 물티슈를 준비해 준다.
3) 개인위생장갑을 방안에 비치하여 방을 벗어나는 일이 있으면 항상 착용하게 한다.
4) 방안에 휴지통은 비닐 씌워준다.
5) 환기가 어려울 경우 공기청정기(있다면)를 틀어준다.
만일의 확률을 줄여라.
자가 격리자가 주의를 기울여도 실수하는 순간은 생기기 마련. 그렇다고 매일같이 모든 공간을 소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에 꽤 만족스러운 아이템이 있다. 항균코팅제이다. 한 유튜버의 실험영상에서 소개된 것을 보고 구입하였다. TMI를 덧붙이면 항균코팅제의 개념은 다소 생소하다. 소독제 또는 살균제품과 헷갈리기 때문이다. 항균코팅제는 일종의 보호막을 만들어 주는 것으로 약 30일간 코팅막이 유지된다고 한다. 사용방법도 간단하다 마른 수건을 이용하여 뿌려주고 가볍게 닦아주면 된다. 단, 코팅막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닦아낸 후 용액이 건조되는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 집은 손잡이, 칫솔 손잡이, 샤워부스 등 손길이 닿을 수 있는 모든 곳에 코팅을 하였다. 특히, 최근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보면 표면이 미끄러운 곳일수록 균이 생존하는 시간이 늘어난다고 한다. 욕실만큼은 꼭 코팅해 주자.
(기사참조: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스테인리스·플라스틱·유리에서 7일 이상 생존 : 동아사이언스 (dongascience.com))
확진자의 목을 보호하자.
아마 최근 약국에 가서 감기약과 관련된 제품을 구매해본 사람이라면 잘 알 것이다. 그 흔한 해열진통제도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 목 통증 스프레이와 관련된 제품은 그냥 없다고 보면 된다. 나의 경우 이를 다른 제품으로 대체했다.
1) 격리자가 수시로 사용할 수 있게 가글을 준비.
Tip. 허브 성분이 들어가 있는 제품이라면 어느 정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아직 어린 자녀이기에 안정성도 고려하였다.
2) 구강스프레이 준비
Tip. 이 회사의 경우 두 제품이 나온다. 두 제품 다 비슷하나 만약 구매할 수 있다면 진한 초록색의 신제품이 목을 보호하는 성분이 들어있으니 추천한다.
3) 빨아먹는 통증완화제
Tip. 두 명의 아이에게 복용시켜본 결과 피드백이 가장 좋은 제품이다.
약국에 보인다면 모두 쓸어 담자. 1주일간 최소 3통은 빨아먹게 돼있다.
4) 목캔디
Tip. 목캔디 종류면 무엇이든 좋다. 격리자의 취향에 맞춰 준비해보자.
5) 종합비타민
Tip. 처방약을 보면 항히스타민 성분의 약이나 소염진통제가 포함된다.
또한 목의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 죽조차 넘기기 쉽지 않다. 그렇기에 종합비타민을 함께 복용하게 한다.
마치며
부모 입장에서 아파하는 아이를 보면서 드는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까? 목의 통증이 가장 심했던 3일째 저녁, 아이의 방에서 덜컥 눈물을 보이고야 말았다. 웃음이 사라진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아이를 바라보던 중 쌓였던 미안함이 폭발한 것이다. 조금만 덜 아팠으면, 밥이라도 좀 더 먹었으면 하는 마음이 격
리가 끝나는 날까지 떠나지 않았다.
보호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해줄 수 있는 게 손안에 꼽힌다. 하지만 격리하는 당사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하나라도 더 케어해 줄 수 있는 게 있다. 모두 같은 마음이겠지만 하루라도 빨리 이 사태가 끝나길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