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있는 딸의 출산을 앞두고
엄마는 한 근심이다.
산후 산모에게는 가물치가 최고라는데…
어떻게 다려서 가지.
엄마의 젊은 시절을 떠올리며
“가물치 때문에 금방 회복을 했지…”
친정 엄마가 해준대로
“나도 딸에게 해줘야지”
이곳저곳 건강원을 기웃거리며
“가물치 다려줄 수 있나요?”
“그럼요”
“미국에 가지고 갈 수 있나요?”
“그럼요”
엄마는 자신의 정성을 담고 싶고 한다.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내가 집에서 다려야지”
그런데 살아있는 가물치를 어떻게 사서 집에 가져오지.
아무래도 자신이...
둘째 때 그놈이 뛰쳐나온 트라우마
상상만 해도 온 몸이 부들부들
아하!, 아빠!
아빠를 앞세우고 경동시장으로 앞으로 앞으로
가장 힘센 놈을 사들고 지하철에
비닐봉지 속 가물치 펄떡펄떡 용틀임을
놀란 사람들 귀가 쫑긋, 시선은 어느새 그곳으로
“그게 뭐야요?”
“그게…. 가물치예요”
아빠는 가슴을 펴고 당당하게
이윽고 집에 도착
생강, 대추를 곁들여 폭폭 우려낸 가물치
엄마 아빠의 정성을 담고 담아
짜고 또 짜고 뽀얀 국물!
“이거 먹으면 아기 낳고 금방 회복하겠지!”
엄마의 굳건한 믿음.
친정 엄마를 향한 그리움
그때 울 엄마도 이런 마음이었겠지.
밖에는 흰 눈이 흩날리고
기꺼이 자신을 내어준 가물치에게도 무한한 고마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