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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이삼사 자유 Jul 13. 2023

팔 년 만의 만남

인연의 소중함

오늘 오후 업무하고 있는데 우리 사업과 전혀 관련 없는 부서에서 연락이 왔다. 대상자 의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업무 관련성이 없어서 의아했지만 필요하다고 하니 내 선에서 사업에 대해 잘 설명을 드리며 의뢰를 안내드렸다.


한참 후에 답장이 왔는데.. 뭐랄까. 발신자에 대해 나는 잘 모르겠는데 그쪽은 나를 알고 있다고 했다. 2015년도에 직업체험으로 나와 만난 적이 있다고 했다. 과거의 내 친절에 대해 그는 고마워하였다.


아리송한 마음에 다시 회사 메신저에서 그의 이름과 얼굴을 확인했을 때, 오래전 기억이 떠올랐다. 학교 과제로 사회복지 기관 등에 대해 알아보아야 하는데 내게 연락을 주었던 대학생이었다.


우리 사무실에 와서 라운딩도 하고 내게 몇 가지 인터뷰도 했었는데 그러고 나서도 복지에 대한 질문을 메일로 몇 번 보내와서 답을 해주었던 기억이 있었다.


보통 팀 과제의 경우 수동적인 모습이 많은데 그 친구는 적극적이었고 무엇보다 우리 사업에 관심이 많아 보였다. 그리고 그녀야말로 사회복지에 대한 내 피드백을 고마워하는 모습이었었다.


팔 년 후 신입 공무원이 되어 내게 다시 연락 준 것이 기뻤다. 그의 기억 속에 내가 좋게 남아있는 것이 뭉클했다. 그때 나와 주고받았던 메일을 아직도 저장하고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복지 업무가 소진될 때가 있는데 오늘 거진 십 년 만에 나를 다시 찾아준 그때의 그 대학생에게(지금은 어엿한 직장인이 된 그녀에게) 내가 더 고마운 마음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필요로 했던 사람이었고 지금도 내가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도와줄 수 있다는 게 참 감사한 마음이다. ​​


마음을 나눴던 기억이 오랜만에 수면 위로 올라와서, 이십 대 시절의 그때의 내 모습이 오버랩되며.. 순수했던 그녀와의 추억에 흐뭇한 한 여름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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