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는 어떻게 형성되는가
사회복지실천현장에서 본 라포
라포라는 용어는 현장에서 정말 많이 쓰이는 단어 중에 하나다. 특히 사례관리업무에서는 라포가 대상자에게 보다 폭넓은 서비스 제공을 가능하게 하기에 라포형성이 매우 중요한 항목이 아닐 수 없다.
오늘 화장실을 가려다가 근처 복지관을 이용하시는 어르신 한 분을 만났다. 우리 사무실과 나란히 하고 있는 복지관을 이용하시다 보니 그 어르신은 우리 사무실 쪽으로 자주 지나다니시던 분들 중 한 분이셨다. 점심시간이면 으레 복도를 걸으시며 운동을 하시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그동안은 연로하신대도 불구하고 체격이 좋으시다 보니 복도에서 마주칠 때마다 부딪힐까 봐 노심초사했었다. 그래서 어르신과 따로 이야기를 나누기는커녕 다만 냉큼 자리를 떠나는 정도였다. 오늘도 그랬다. 그런데 별안간 나를 불러 세우신 어르신은 대뜸 핸드폰을 들이미시며 뭐 좀 봐달라는 말씀을 하셨다.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었기에 기꺼이 도와드렸는데 그 이후로 어르신이 나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셨다. 나 역시도 어르신과 뭐라도 생긴 것 같아서 친숙함이 느껴졌다.
관계라는 게 그런 것 아닐까?! 아무리 얼굴을 자주 보더라도 말 한마디 섞지 않으면 서로에 대해 알 수 없을뿐더러 직접 도움을 요청해 보고 또 거들어 주면서 그런 주고받음의 경험이야말로 과연 상호신뢰관계 형성의 열쇠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비가 많이 내리는 가을의 어느 날, 내게 라포형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기회를 주신 어르신께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