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내가 사회복지사를 꿈꾸게 된 이유
바야흐로 2003년 3월은 고등학교 입학 첫 새 학기의 시작으로 분주하면서도 묘한 긴장감이 맴돌던 때였다. 내 나이 열일곱. 사실 생일이 빨랐던 나는 열여섯이었고 그렇지만 체격은 크고 얼굴은 더 성숙해서? 신입생 같지만 흡사 고3 같은, 뭐 그런 때였다. 나는 여중에서 여고를 입학한 거라 학교에 분위기는 적응하기 익숙했지만 이제는 비로소 학업에 집중해야 될 시기라는 생각에 마음속에 스트레스가 켜이 켜이 쌓이는 느낌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동아리 홍보를 위해 신입생을 모집하려고 R.C.Y 적십자 선배들이 우리 반에 들어왔다. 어떤 동아리는 너무 날라리들 같았고 어떤 동아리는 나와 너무 결이 다른 것 같아 그냥 특활이나 해야 하나 했는데.. R.C.Y가 내 마음에 들어왔다. 선배들도 유순해 보였고 남 도와주기 좋아하고 오지랖 많은 성향에 딱 맞는다 싶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동아리 참여에까지 머리를 쓰며 학업 스트레스 가운데 부담을 가지기 싫었는데 봉사활동은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아서 끌렸다.
그렇게 적십자 동아리에 가입한 나는, 3년 동안 협약된 장애인 생활시설에 봉사를 했고 그 가운데 다양한 복지 대상자들을 만났다. 막상 봉사활동을 시작해보니 잘하고 싶은 마음에 학업을 제치고 매달렸고 2학년 때는 동아리 회장을 맡게 되면서 내 인생=적십자활동이라는 생각으로 몰두하여 울기도 많이 울었던 것 같다. 물론 졸업할 때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적십자 총재상을 수상하기도 했지만 다시 돌아간다면 과연 이 길을 선택했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나는 왜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었을까? 그 시절의 내가 떠오른다. 몸은 컸지만 마음은 어렸고 사람과 직접 관계 맺기를 좋아했고 내가 도움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과 나의 크지 않는 도움에도 고마워하고 또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참 좋았던 것 같다. 벌써 11년 차인 사회복지사로서 되돌아보니 아득한 기억이지만 아직도 선명한 그 기억 속에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나를 그리던 십 대의 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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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당신이 그 꿈을 꾸게 된 계기는 무엇이죠?
모두 한 번쯤 생각해보는 하루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