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jubless Aug 23. 2022

오늘도 나는 너를 선택한다.

선택.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선택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중대한 의사결정이 따르는 큰 선택부터 작게는 말 한마디 한마디 또한 당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입으로부터 내뱉어진 말은, 상대방에게 '말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느낌의 호감을 줄 수도 있으며 때론 공들여 쌓은 신뢰를 한순간에 잃어버릴 수도 있다.

인간관계도 그러하다. 우리는 끊임없는 선택과 선택 받음의 중심에 서 있다. 더 이상 집 번호나 주소를 묻지도, 개인번호를 외우지도 않는 시대에서 *톡이나 SNS에 의존하여 연락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전화번호가 달라진다면 죽마고우 건, 연인이건 간에 연락할 방도가 없는 생각보다 무서운 세상에 살고 있는 게 현실이다. 게다가 ‘차단’이라는 기능은 단순 간에 너와 나의 관계를 버튼 하나로 일방적으로 쉽게 끊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시대에서 ‘관계, 인연’이라는 말의 무게는 훨씬 가벼워진 것이다. 여기서 더 소름 끼치는 사실은 이 같은 현실을 우리는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편리한 방법’이 생겼다고 환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마음이 상했다고 해서 더 이상 대화를 신청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보지도, 화해를 청하지도, 내가 왜 너랑 더 이상 마주하고 싶지 않은지에 관해 설명하지도 않는다. 그저 그 모든 과정을 왈가왈부로 치부하고 귀찮아하고 불편해하는 시대이다. 나랑 안 맞으면 안 보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완연해져 있다.


하지만 이렇게 씁쓸한 시대에 안타까움과 불연속성이라는 불안을 머금고서도 내일 당장 연락이 안 될지라도 나는 오늘 너를 봐야겠으며 너의 안부를 물어야 하겠는 이 마음 또한 내 선택이리라.


내일… 아니, 당장 당신의 마음의 선택에 대해선 확신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적어도 오늘의 내 선택은 당신의 곁에 있는 것이다.

*사진은 뉴질랜드의 Kuirau Park

매거진의 이전글 저기요… 혹시 시간 있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