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힘들었던 하루.
힘들게 한 건 방대한 양의 업무가 아닌 사람들.
문득 배신감 모를 서운함이 차오를 때가 있다.
사람들에게 늘 마음을 다해 진심으로 대하는 편인 내가 약 7년 전 낯선 땅, 두바이로 떠난다고 했을 때, 모두가 한결같이 ‘늘 사람 조심해’라고 조언했었다. 그리고 약 6년을 보내고 두바이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을 때, 낯선 곳에서 내게 가족과 같은 존재가 되어준 이들은 신기하게도 내가 처음 두바이로 떠나올 때 들었던 조언과 같은 조언을 해 주었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구나’라는 것을 체감하는 대목이었다. 꾸밈이나 거짓, 계산 없이 사람들을 대하는 것이 나이기에 나처럼 그들도 그럴 것이라고, 그들이 말하는 그대로 믿는 게 내 모습이니 어쩌겠는가. 거짓을 숨긴 이를 만나거나 진실한 이를 만나는 것은 말 그대로 *인샬라(신의 뜻이라는 말)인 것을..
하지만 때때론 마음을 다해 대한 이들에게서 문득 배신감과 서운함이 차오를 때가 있다. 나는 마음을 준 건데 그들에겐 물질 혹은 내가 가뿐히 해 줄 수 있는 가벼운 배려, 당연한 배려였던 것처럼 태도를 취할 때이다. ‘그들에게는 내 배려와 마음이 딱 그 정도였었나보다’하고 현타가 오는 순간.
Be wise... 내겐 힘들다.
‘날 보호하려고 조금은 더 못돼지자는 나’와 ‘내 모습을 잃어버리지 말자는 나’.. 결론 없는 고민.
그냥 문득 괜스레 배신감 모를 서운함이 차오르는 밤이 있다.
갑자기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게 된 복잡한 온도의 나와 나의 결론 없는 고민에 대해 들어주며 끄덕여 줄 이가, 속상함으로 오른 열은 낮춰주고 상처받아 아픈 마음 때문에 싸늘해진 온도는 올려주며 함께 걸어줄 사람이 필요한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