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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jubless Nov 21. 2022

ENFP. 엔프피인 내가 선택한 사람이라면…


나는 종교인이라는 사실을 떠나서 별자리, 혈액형, 사주, ENFP 등 비슷한 종류들에 대해 믿지 않는 편이다. 때론 나 자신도 나를 모르겠는데 통계적으로 낸 사실이 얼마나 나를 잘 알고 있을까 싶어서라는 게 그 이유이다.


그러다 SNS의 em_pathy라는 분이 올린 게시물을 보고 나도 모르게 ‘핵 소름’이라는 표현이 떠올랐다.

나를 대표하는 단어가 ‘대가리 꽃밭’ 이라니…  사실 부정할 수 없다. 우연히 본 게시물에 쓰인 한 줄, 한 줄은 그저 나였다.


난 주섬주섬 일기장을 뒤지기 시작했다.

어딘가에 이 게시물을 뒷받침하듯 내가 녹아있는 글이 있을 것만 같아서…

그리고 이 게시물과 어울리는 지난날의 끄적임을 발견했다.


em_pathy 님의 게시물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면 당신의 그 어떤 것도 중요치 않다.

돈이건 환경이건, 어떤 직업이건 심지어 지금 당장 직업이 있건 없건.  

돈이야 같이 벌면 되고, 당신이 가진 환경 때문에 겪는 어려움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끝이 보일 거다.


직업이야 당신이 하늘 아래 떳떳하면 그걸로 족하다. 내가 사랑하는 남자라면, 내가 선택한 남자라면 난 당신의 가능성을 보았을 것이며 설사 현재 직업이 없다고 할지라도 가능성을 가졌을 당신을 믿는다.


하지만 그곳에 당신의 사랑이 없다면 난 한시도 버틸 수 없다.

힘든 환경이건 창창한 미래가 보장된 환경이건 상관없다.

당신의 사랑이 없다면.. 내가 그 곁에 다른 이유를 핑계 삼아 있을 이유는 없는 것이다.


어떤 색깔의 사랑이어도 좋다.

어차피 긴 세월 함께하면 다양한 색깔의 사랑을 마주하게 될테니…

그저 당신과 사소한 걸로 웃고, 맛있는 것을 “맛있다”라고 공감하는 소소한 순간의 행복이 서로에게 기쁨이며 감사였으면 좋겠다.

어떤 힘들일이 닥칠지라도 ‘우리’로써 나누는 대화가 서로에게 있기 때문에 그 어떤 문제도 결코 크게 느껴지지 않을 당신과의 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따금씩 내가 좋아하는 공기가 만연한 계절의 저녁이 오면 손 잡고 집 앞 한바퀴 함께 걸어줄 수 있는 당신이면 그저 족하다.


(미래에 마주하게 될 One & only를 떠올리며 쓴 2020. 3월의 일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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