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공허함이 밀려왔다.
가만히 나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딜 수가 없다.
그런 시간 속에 나를 혼자 두는 일은 죄악같이 느껴진다.
내게 너무 미안하다.
공허할 때는 혼자 있지 말자.
혼자지만 누군가와 함께 있는 공간을 찾는다.
커피숍,
누군가의 깔깔 거리는 소리도 들리고, 대화소리도 들리고,
혼자지만 혼자가 아닌 느낌이라 나는 나 혼자서 자주 찾는다.
나는 그 옆에 자리 잡아 글을 쓴다.
그렇게 공허함을 밀어낸다.
공허함이라는 녀석이 더 깊이 파고들지 못하도록 나만의 방어막을 계속해서 쳐 댄다.
또 나는 라디오를 켠다.
매일 같은 시간에 나오는 DJ들이 세상과 소통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내 외로운 삶에 누군가와 함께 하는 느낌이라
그 삶이 조금은 풍족해진다.
누군가의 세상 사는 이야기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질 때도 있고,
함께 슬퍼할 때도 있다.
나는 그렇게 또 오늘 나에게 밀고 들어오려던 공허함과 외로움을
용감무쌍하게 밀어내고 자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