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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영 Apr 04. 2024

내 생일 케이크 내가 픽업한 이야기.

스쳐간 옷깃들(가제)


헤어짐을 결정했다가 다시 만나기로 한 다음날이었다.

그리고 하필 내 생일을 3일 정도 남겨두고 있었던 때.


헤어지기 전 다툼의 이유 중 하나는 케이크였다.

그래, 케이크.


생일 선물을 굳이 받고 싶진 않지만 케이크를 사달라고 했더니 무슨 삐딱한 바람이 불었는지 케이크는 사본 적이 없다고 싫다고 하는 면전에 내가 사서라도 케이크를 던질까 고민했던 것도 잠시.

결국 더 좋아하는 사람이 질 수 밖에 없는 싸움인데 뭐.


어차피 결정된 이별, 잠시 유예기간을 둔다는 생각이라 굳이 선물도 케이크도 받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는데 그걸 또 눈치를 본다고 선물을 고민해왔고, 케이크까지 주문하겠다고 나서기 시작했다.


살면서 케이크를 사본 적이 없다는 말은 정말이었는지 레터링 케이크를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서 고르고 있는 꼴을 보자니 속이 터지고, 성격이 팔자라는 이야기처럼 결국 어떻게 레터링 케이크를 주문하는지, 왜 DM으로 많이 보내는지 설명까지 해줘야 했다.


세상에, 내 생일 케이크인데, 다음 여자친구 생일 때는 잘 주문하겠지...


하지만 '누나, 케이크 픽업 시간은 언제가 좋을까?'는 너무했다.

결국 내 생일 케이크 주문, 픽업 시간, 그리고 픽업 동행까지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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