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상점
감정상점의 문이 열렸다.
이번에 들어온 손님은 젊은 여성이었다. 그녀는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가게 안을 둘러보았지만, 선반에 놓인 감정의 병들을 바라보는 눈빛이 흔들리고 있었다.
감정상인은 부드럽게 인사했다.
“어서 오세요. 어떤 감정을 찾으십니까?”
그러나 여성은 고개를 저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감정을 사러 온 게 아니에요.”
감정상인은 흥미롭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렇다면, 무엇을 원하시죠?”
여성은 손을 꼭 쥔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제 감정이… 진짜인지 알고 싶어요.”
감정상인은 순간 손을 멈추었다.
“감정이 진짜인지?”
“네.” 그녀는 힘겹게 말을 이었다. “사람들이 저를 보고 말해요. ‘넌 너무 감정이 과한 거 아니야?’, ‘그렇게까지 슬퍼할 필요 없어.’, ‘그렇게 기뻐하는 건 이상해.’ 라고요.”
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처음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점점 그런 말들이 쌓이면서, 제 감정이 잘못된 건가 싶었어요. 제가 슬퍼할 때 슬퍼하는 게 이상한 건지, 제가 기뻐할 때 기뻐하는 게 틀린 건지…”
그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이제는, 제 감정이 진짜인지조차 모르겠어요.”
감정상인은 천천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는 잠시 생각한 뒤, 조용히 서랍을 열었다.
그 안에는 작은 유리병이 놓여 있었다.
병 안에는 아무런 색도 없었지만, 아주 미세하게 일렁이는 무언가가 있었다.
“이것은 ‘진실한 감정’입니다.”
여성은 병을 조심스럽게 받아 들었다.
“이걸 사용하면… 제 감정이 진짜인지 알 수 있나요?”
감정상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 병을 열면, 당신의 감정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명심하십시오. 감정이란, 남들이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느끼는 것입니다. 감정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판단하는 것은 결국 당신 자신뿐입니다.”
여성은 병을 가슴에 품었다.
그녀는 한참 동안 고민했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병의 뚜껑을 열었다.
순간, 공기 중에 투명한 파동이 퍼졌다.
그녀의 손끝에서부터 전신으로 따뜻한 기운이 흘러갔다.
그리고 그녀는 깨달았다.
그녀가 느꼈던 모든 감정은… 전부 진짜였다.
사람들이 뭐라고 말하든, 그녀가 기쁠 때 기뻤고, 슬플 때 슬펐다.
그 감정은 결코 거짓이 아니었다.
그녀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제가 틀린 게 아니었군요.”
감정상인은 조용히 미소 지었다.
“감정에 옳고 그름은 없습니다. 감정이란, 그저 존재하는 것이니까요.”
여성은 천천히 병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아주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제는 남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제 감정을 믿어볼게요.”
그녀가 가게를 나섰을 때, 감정상인은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으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감정이란, 남들이 인정해 줄 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언제나, 느끼는 사람의 마음속에서 살아 있는 것이다.
그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진짜 감정이란, 스스로 믿는 순간 가장 강해지는 법이지.”
— To be continued…
(다음 화에서는 감정상점에 ‘한 번 느낀 감정을 다시 경험하고 싶은 손님’ 이 찾아오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