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은 ‘시간’과 ‘공간’, 그리고 ‘인간’이 만든다고 배웠어요. 형태뿐 아니라 건물에 쌓인 역사나 시대 배경 같은 시간도 그 건축물의 에센스가 돼요. 무엇보다 사람이 그 건물 안에서 어떤 생활을 하는지가 몹시 소중하죠.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을 그려내는 이유입니다.” – '엔야 호나미 : 번아웃이 온 건축학도, 목욕탕을 그리며 삶도 다시 그리다' <LongBlack>
에센스(essence)란, 사물이나 존재의 가장 근본적인 ‘본질’을 의미한다. 단순히 외형이나 겉으로 드러나는 특성이 아닌, 그 자체로 존재할 수 있게 하는 근본적인 속성, 즉 ‘존재의 본질적 가치와 정수’를 상징한다.
나라는 존재의 본질적인 가치와 정수는 무엇일지 생각한다. 몇 개의 단어가 떠오르다 이내 놓쳐버린 풍선처럼 스르르 사라진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어렴풋한 개념을 붙잡기 위해 나 자신을 하나의 건축물로 상상해 본다. 나라는 건축물을 구성하고 완성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일, 가족, 내면의 성찰과 깊이, 성장을 향한 꾸준한 탐구,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열망, 삶의 방향과 가치관, 관계 속에서의 배움, 더불어 성장, 자기 주도성과 책임감…
적고 보니 나라는 나만의 독특한 에센스라기보다는 삶에서 이루고자 하는 이상에 더 가까운 것 같다.
돌아보면, 내가 걸어온 길 위에 쌓인 수많은 시간과 선택들, 몇몇의 작은 성공과 대부분은 실패로 끝나버린 무모한 도전의 경험들, 관계 속에서의 성찰과 배움이 나의 현재를 이루는 토대가 됐다. 그 토대 위에 형성된 가치관이나 신념이 내 삶의 에센스라 불릴 수 있는 것이리라. 그렇다면 내 삶의 에센스라는 것은 삶의 긴 여정의 끝에서나 가까스로 정의 내릴 수 있는 것인지도. 선조들의 자명처럼.
지금 이 글을 쓰는 2024년 11월 10일 일요일 오후 3시 16분의 순간도 내 삶의 에센스가 빚어지는 과정일 터. 그렇다면 이제 그만 핸드폰은 내려놓고, 강아지와 산책을 나가야겠다. 나만의 에센스를 조금 더 깊이 있게 만들기 위한 오늘의 선택!
#마흔의문장들
- 온몸을 던지는 것은 결국 나를 소비하는 일... 저(나)를 닳게 하지 않는 사랑도 사랑이라는 걸
-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 조절(을 한다는 것)
- 망설인다는 것은 내 안에 다양한 생각이 있다는 것... 고민하는 것은 좋은 일이고, 멋진 일! (동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