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모임을 하고 있나요?
답변: 저는 2018년 12월에 시작한 독서모임 <가을책방>과 매주 언론을 목표로 글쓰기를 하는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모임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2007년부터 13년의 시간을 쌓아온 12명의 친구들과 정기적인 파티도 하고 있습니다. 각자의 생일이 되면 직접 초대장과 장소, 주제를 생각해 초대합니다. 등산부터 스노쿨링, 서핑을 주제로 하는 여행 등 다양한 활동을 함께했습니다.
최근에 인턴 생활을 끝맺으며, 선물 받은 잡지에 가까운 책이다. 매 호마다 컨셉을 하나 정해서 관련된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선물해준 친구가 분명히 인턴들 각각에게 어울리는 주제를 골랐을 거라고 믿으며 나는 왜 모임이라는 주제를 던졌을지 생각했다. 사람들을 좋아하는 모습이 많이 티 났던 걸까..? 사실 요새 인터뷰 읽는 재미가 쏠쏠해서 꽤 흥미를 갖고 읽었다. 인터뷰는 구어체와 문어체 그 사이 어딘가의 말투로 풀어내는 점이 매력적이다. 건방져 보이면서도 심지가 있는 말들을 모아놨다. 잡지라는 가죽을 쓰고 있는 책이라 느낀 점이랄 건 없지만, 간간하게 기억에 남는 문장을 적어봤다.
1. 불꽃처럼 타는 동안에만 진실하면 돼. 때가 되면 꺼진다 해도.
영화 <폭스파이어>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전 한 주인공은 말한다. 편견에 맞서거나, 단순히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도 우리는 무기력함을 느끼고 포기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 무기력함은 마음속에 강력한 의지가 언젠가 바스러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오는 걸지도 모른다. 한 번 마음먹으면 해내야 한다는 열망이 주는 부담일지도. 분명한 건 끝없는 노력과 의지는 없다는 것. 그 순간 속에서의 불꽃!이 더 중요할지도..
2. 거짓 없이 솔직하게 작업에 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믿어요. 본인을 속인 채 별 의미 없이 손만 움직여 기술적으로 해낸 작업은 그 의도가 그대로 드러난다고 생각해요.
요즘의 나에게 아주 딱 필요한 말이다. 나는 하고 싶은 일이 지겹거나 지칠 때마다 솔직함을 상실한다. 말 그대로 '별 의미 없이 손만 움직이는'데에 그친다. 이런 작업들은 결국 아무 소용없이 금방 증발된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매 순간의 진실성을 회복해야 하지 않을까.
3.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하지만 가슴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체게바라의 말이다. 모순되는 두 문장의 합이 주는 힘이 대단하다. 하지만 쉽지 않다. 어렸을 때는 몽글몽글한 꿈에 대한 이상을 품어야 한다고 배웠는데, 막상 자라 보니 리얼리스트가 추대받는 세상이다. 흐름이 바뀐 건지 아니면 애초에 잘못 교육받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눈을 크게 뜨면서도 가슴은 뜨겁게...
4. 기록되지 않은 생각은 존재하지 않는다.
기록의 힘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왜냐면 머리로는 너무 잘 알지만 기록하는 과정은 꽤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또 나는 기억해낼 수 있다는 믿음으로 귀찮음을 포장하기 때문이다. 한 달 반 동안 보이는 기록에만 신경 썼고, 내면의 기록은 게을리했다. 다시 돌아온 내 책상에서 다시 기록을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