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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은 Jan 19. 2021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김영민

많은 사람들이  번쯤 봤을 법한 '추석이란 무엇인가' 칼럼으로 유명한 김영민 교수의 책이다. 너무나 신선한 충격을 줬던 칼럼이라 기억에 남는다. 무엇보다 가벼운 듯 핵심을 찌르는 말투가 시원하면서도 재미있었다. 그런 작가의 캐릭터와 달리 죽음이라는 단어가 제목에 버젓이 있다.

아침에 죽음을 생각해야 하는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죽음이 아직 오지 않았다면 남은 생을 어떻게  것인가 성심껏 선택할  있기 때문이다. 죽음이라는 가장  두려움의 대상이 닥치지 않았다면 살아볼 만한 하루가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책이라는 느낌이 꽂혔다.

책은 작가가 신문에 기고했던 칼럼, 문학잡지에 실렸던 영화 평론 그리고 인터뷰로 구성되어 있다. 칼럼은 심오하면서도 빙빙 둘러서 어떤 대상의 핵심을 비판한다. 비판에 도달하기까지 많은 비유가 쓰였지만 날카롭기 이를 데 없다. 정부와 국회의원을 포함하는 기득권을 저격하면서도 지나치게 정치적이지 않게 글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

영화를 분석한 글이 인상 깊었다. <한니발 렉터>라는 영화에 대한 평론은 등장인물들 간의 심리를 분석한 지점이 새로웠다. 주인공 한니발은 초유의 식인 살인마이자, 우리가 지금 열광하는 조커 같은 ‘히어로 빌런 원조에 가깝다. 무지막지한 살인자의  끝은 현실 사회에서 살인만 저지르지 않을  악마의 속성을 가진 자들을 향한다. 김영민 교수는 그러한 한니발의 행동을 묘사하며, 사람들이  이런 악마에 열광하는지에 주목한다. 지금 우리 사회에도 충분히 적용 가능한 분석이다.

소소한 에세이인 줄 알고 빌려왔는데, 무거운 주제여서 당황스러웠지만 재밌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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