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w in LCHF
요즘 티비 채널을 돌리다 보면, 지금까지 알던 음식 관련 건강 상식을 송두리째 뒤집어 버리는 프로그램들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맛없는 음식들이 몸에 좋다는 내용은 패스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몸을 좋게 할 수 있다는 아주 솔깃한 이야기를 들었던 것 중에, 머릿속에 딱 박힌 단어 '저탄고지' Low Carb High Fat(LCHF). 저 탄수화물, 고지방 식습관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을 먹으면서 행복하게 살기
아침부터 삼겹살을 먹는 환경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밥을 먹는다는 것은 지방을 먹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해왔었다. 그런데, 나이를 먹어가면서 많은 의학자료에서 지방을 많이 먹으면 콜레스톨이 쌓이고, 혈관이 막히고, 심혈관질환에 빠질 것이라는 말을 들으며 어느 순간부터 지방을 먹는 것은 흡사 담배를 피우는 것 같이 몸에게 죄를 짓고 있는 것 같은 죄책감에 빠질 때가 많았다. 지방을 먹는 것 자체가 죄를 짓는 느낌(Guilty Food)이 들었는데, TV 프로그램을 본 이후로 죄는 아니라는 해방감을 갖게 해 주었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하였다.
어떻게 먹어야 하지?
탄수화물을 가능한(?) 줄이고, 지방을 많이 먹는 저탄고지를 알게 된 후, 지방을 더욱 집착(사랑) 하게 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2년여 지나고, 최근 부모님께서 고혈압 관련 질환들이 생기면서 어떻게 해야 하나 알아보던 중, 오산의 실력있는 병원을 소개받았다. 병원에 방문하여 의사 선생님의 처방(이라기 보다는 치유방법)을 받았다.
의사 선생님의 처방을 요약하면 밥은 줄이고, 지방의 양을 늘려야 한다고 하셨다. 지방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예전에는 좋은 지방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쉽게 구할 수 있다고 하셨다. 대표적으로 아보카도 오일, 올리브 오일 같은 지방을 많이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듣고 있다 보니, 예전에 TV에서 보았던 저탄고지를 이야기하신다는 것을 유추 할 수 있었다.
의사 선생님과의 이야기 그리고, 선생님께서 선물해주신 책을 가지고 고혈압과 저탄고지의 개념과 방향성을 정리 해볼 수 있었다. 기존 병원에서 고혈압 관련 심혈관질환자에게 할 수 있는 것은 증상 억제(완화)가 대부분이다. 고혈압 환자가 병원에서 제일 많이 듣는 말은 ‘약 드시면서 평생 관리 하셔야 합니다’라는 말일 것이다. 치료가 아니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혈압 관련 질환이 심해질 경우에는 스텐트 삽입을 통해서 혈관 확장 수슬을 한다. 그러나 스텐튼 삽입술이라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은 조금만 찾아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고혈압 약을 먹는 것과 스텐튼 수술은 치료의 개념이라고 보기 쉽지 않다. 상태가 더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위한 방법이다. 이와 같이 장기적인 해결책으로서의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고혈압약을 드시는 주변 분들 중에 결국 스텐트 삽입 수술을 하신 경우도 여럿 보았다.
그런 접근보다는 심혈관 질환의 근본 원인을 찾고, 그 원인을 제거하는 형태의 치유(재생)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의사 선생님은 나에게 그걸 '시나리오 의학'이라고 소개해주셨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의사가 아니기 때문에 시중에 나와있는 책과 연구논문, 의사 선생님과의 인터뷰, 처방 등을 통해서 개인적으로 모은 정보를 구조화해서 설명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류가 있을 수 있고, 최신 데이터가 아닐 수도 있다. 위 이미지는 주관적 이해(가족에게 설명하기 위해 만든 도표 ^^)를 위해서 만들었는데, 치유의 접근 관점에서 고혈압 질환자(아버지)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스텐실보다는 식습관 개선이 더 매력적이다. 식습관 개선의 방향이 저탄고지 위주의 식습관 개선이라는 것이 맘에 들었다. 쌀만 먹어야 한다든지, 베지터리언(비건)만 해야 한다는 것은 실현 불가능한 접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저탄고지가 모든 문제의 답이 아니며, 저탄고지가 완벽한 의학적 해결책이라는 것을 설명하려는 것이 아니다. 식습관 개선을 위한 방법으로 저탄고지를 처방해주셨고, 그 처방은 현재의 몸을 치유할 수 있게 해 준다는 논리이다.
평생, 아버지는 고기를 거의 드시지 않으셨다. 밥을 큰 그릇(어려서부터 국그릇에 밥을 먹는 문화였다)에 드셨다.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은 먹으면 안 된다고 하시면서 고기를 Guilty Food로 지정하시고, 거의 안 드셔 오셨는데,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와 함께 고혈압 약을 드시고 계시다. (그런데, 찾아본 최근 연구자료를 보면 지방과 콜레스테롤, 좋은 콜레스테롤과 나쁜 콜레스테롤 등의 정의가 틀렸다고 한다. 콜레스트레롤은 더 이상 심혈관질환을 만드는 범인이 아님이 밝혀졌다. 출처 : 세계보건기구WHO, 일본 후생성, 한국 농촌진흥청) 오래된(?) 콜레스테롤에 대한 지식 가지신 아버지에게 대대적 식습관 변화를 이야기하고,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위의 도표를 제작하는 것에서부터...) 하나씩, 하나씩 바꿔나가고 있다. 탄수화물 왕이신 아버지가 탄수화물을 줄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니, 긴 호흡으로 조금씩 바꿔가는 것으로 실천하고 있다.
저탄고지 식습관은 건강보다도 생명을 위한 접근에서 매우 필요한 접근 방법이라는 생각이다. 2017년 8월 영국의 Lancet(SCI급 의학저널)에서 13만명을 대상으로 하여 10년의 기간을 두고 코호트로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요약하면 '심혈관계 질환과 수명에 저탄고지식이 고무적인 결과를 나타냈다.' 라고 발표하였다. 지방 위주의 식습관이 더 오래 산다는 결과라고 보면 이해하면 된다. (출처 : http://www.thelancet.com/journals/lancet/article/PIIS0140-6736(17)32252-3/fulltext)
내용 후반부를 인용하면
"In conclusion, we found that a high carbohydrate intake was associated with an adverse impact on total mortality, whereas fats including saturated and unsaturated fatty acids were associated with lower risk of total mortality and stroke. We did not observe any detrimental effect of fat intakes on cardiovascular disease events. Global dietary guidelines should be reconsidered in light of the consistency of findings from the present study, with the conclusions from meta-analyses of other observational studies and the results of recent randomised controlled trials."
구글 번역기 曰
"결론적으로 우리는 높은 탄수화물 섭취가 총 사망률에 대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 반면 지방(포화지방산, 불포화지방산)의 섭취는 심혈관 질환과 그로인한 사망률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른 관측 연구의 메타 분석과 최근의 무작위 대조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의 연구 결과의 일관성에 비추어 세계 식생활 지침을 재고해야 한다 "고 말했다.
대단히 충격적이고, 개인적으로 감사한(?) 아티클이다. 개인적으로 저탄고지를 반대할 이유가 별로 없다. 건강해지는데, 오래 살 수 있다. 안 먹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것을 먹는다. 실천 할 수 있는 식습관 개선방법이다. 즐겁게 먹고 건강을 챙길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노력이 아닐까 싶다
음식으로 고칠 수 없는 병은 약으로도 고칠 수 없다
-히포크라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