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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회동 Oct 25. 2022

하얀 밤

어떤 밤은 무던히도 하얗다

만 개의 별이 찬란히도 빛나는,

하얀 밤이 쉬이 지지 않는 이곳에서

내가 새길 기억은 무엇일까


누군가의 시선 끝에 닿은 밤은

다른 이들의 낮보다 아름답다는데,

나의 밤은 왜 젖은 기억의 낱장에 불과할까


화려한 밤의 색을 지고 설 요량이 없는 나는

고개를 떨군 채 앉은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그 덕에 갈 곳 잃은 아름다운 문장은

서늘한 고갯짓에 휩쓸려 가벼이 나부끼다

돌연 처박히는데


처량한 문장을 쓸쓸한 손길로 주워 담아

소담히 묻어줄 이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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