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세준 Oct 10. 2019

다크템플러 빌런

얜 왜 항상 자리에 없지?

#3 다크템플러 빌런



다크템플러 [동아DB]


해야 할 일은 많은데 늘 자리를 비우는 사람이 있다.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유닛 가운데 투명인간처럼 보이지 않는 ‘다크템플러’와 같다. 이들의 은폐술은 대단하다. 쉽게 찾아낼 수 없고, 결정적 순간에만  등장한다. 예를 들면 높은 분이 사무실 시찰을 나올 때라던지 말이다. 

문제는 이들이 숨어 있는 동안에도 업무는 멈추지 않는다는 점. 결국 그들이 해야 할 일을 누군가 대신 맡게 된다.



4년 차 직장인 양모(30) 씨는 요즘 본인의 직무가 헷갈린다. 분명히 기획팀에 배속됐지만 하는 업무는 팀장의 비서인 것 같다. 아침부터 팀장은 보이지 않는다. 갈아 신은 구두와 가방만이 그가 출근했다는 것을 알려준다. 오전 내내 팀장 자리로 걸려오는 전화를 받는 건 양씨의 몫이다. 점심시간이 다 될 때쯤 팀장은 자리로 돌아온다. 양씨는 팀장에게 아침에 걸려온 전화 내용과 메모해둔 것을 전달한다. 팀장은 고맙다며 다시 점심을 먹으러 나간다. 그러고는 또 감감무소식이다. 양씨는 “내 업무도 바쁜데, 팀장의 전화통화 내용을 전부 메모하고 팀장이 안 들어오면 직접 확인까지 해야 한다. 게다가 자리에 없어 결재가 늦으니 업무는 계속 지연된다. 마음 같아선 사비로 사설탐정을 고용해 하루 종일 팀장이 뭘 하는지 알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