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인간은 자기 자신만 특별하다
"나 회사 그만두고 싶어." 고심 끝에 엄마에게 말했다.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던 엄마는 무심한 한마디를 던진다. "배부른 소리 하고 있네."
며칠전 회사 선배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사람들은 왜 지랄하게 만들어 놓고, 지랄한다고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어. 격하게 공감된다. 놀라움에 몸이 떨릴 정도다.
남들이 내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 속상해봤을 것이다. 인간의 본성이 자신을 특별하게 여기는 것이라면, 남일을 쉽게 생각하는 것 역시 같은 이유일 것이다. 왜 인간은 자신의 일만 특별할까?
알랭 드 보통은 <영혼의 미술관>에서 그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인간 경험의 한 기본적 특징으로, 우리는 스스로를 내면으로부터 알고,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직접적이고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반면, 타인은 단지 외적으로 만난다. 누군가를 가깝게 느끼고 잘 알게 될 수도 있지만, 간극은 항상 남는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존재성을 인식함에 있어 우리는 자신이 남과 구별되는 다른 존재라는 생각을 조금은 하게 된다. 우리는 자신의 삶을 특별하게 느낄 수 있지만, 삶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사람은 자신이 경험한 것 이상을 이해하지 못한다
아무리 가까운 관계일지라도, 바로 옆에서 일이 벌어지는 것을 두 눈으로 목격할지라도,
내가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다. 그래서 모든 남 일은 멀리서 보면 별게 아닌 거다.
그 사실을 이해하고 나니 타인의 말이 덜 아프게 느껴졌다.
그 사람은 자기가 경험한 것 이상을 보지 못할 뿐이다. 당연한 거다.
내가 의미 있다고 여기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일인 것이다.
그럴 수도 있는 거다. 한마디, 한마디에 너무 많은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동시에 타인의 일은 함부로 말해선 안 된다.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