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는 우리 아들을 위한 건데..
양육비 이행명령 신청 준비
□ 양육비
「민법」 제4조에 따른 성년이 아닌 자녀(이하 “미성년 자녀”라 한다)를 보호ㆍ양육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말한다. 이혼 시 비양육자가 양육자에게 지급함으로써 양육 환경을 유지시키기 위한 것이다.
나는 올해로 6세가 된 아이의 양육자이자, 싱글맘이다.
전 배우자와 협의이혼하면서 양육비로 월 30만 원을 받기로 했지만, 그는 이혼한 1년이 된 지금까지 단 1회만 지급했을 뿐이다.
이혼할 당시에는 너무나 이혼이 하고 싶었기에 그깟 몇십만 원 양육비 안 받아도 그만이지, 내가 더 벌면 되지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물가는 오르고, 대출 이자율도 오르고, 아이에게 필요한 교육은 점점 늘어가고 단 30만 원이라도 아쉬웠다. 그 돈이면 우리 아들 학원은 1개라도 더 보낼 수 있고, 고기라도 더 사서 먹일 수 있는데...
정면 돌파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양육비는 온전히 우리 아들의 권리이므로.. 양육비를 달라는 내 문자에 돌아온 그의 대답은..
"보내라 마라 명령하지 마 듣기 좆같으니까, 상황 좋을 때 어련히 보낼 거니까 도발하지 마, 아들 때문에 항상 참고 사는 거야. 아들 아니면 지금이라도 널 죽여버리고 싶어."라는 답장이었다.
화가 나고 답답했다. 그 문자에 무기력하게 아무 답장을 할 수 없던 나 스스로가...
그 뒤로 며칠을 고민했다. 그의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이 무서워 내 아들의 권리를 대신하여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어떻게 되든 끝까지 싸울 것인가..
나는 후자를 선택했고, 법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봤다.
일단 양육비 채권자인 양육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양육비 직접지급명령과 양육비 이행명령 2가지가 있다.
- 양육비 직접지급명령은 채무자가 급여소득자일 경우 그의 급여 등에서 직접 공제하여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 양육비 이행명령은 양육비 지급을 명한 판결·심판 또는 조정을 한 가정법원에 이행명령을 신청해서 상대방이 양육비지급의무를 이행할 것을 법원이 명하도록 하는 것이다.
내 전남편은 자영업자이므로 나는 양육비 이행명령을 신청하기로 했다.
양육비 이행관리원(https://www.childsupport.or.kr/)이라는 곳에서 이 과정을 도와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중위소득 120% 이하인 양육자만 지원이 되므로 나는 대상이 안된다.
그래서 직접 신청해 보기로 했다. 나의 관할 법원이었던 서울가정법원에 전화해서 어떻게 신청하면 되는지 물어보았다. 이행명령 신청서, 양육비 부담조서, 송달증명원, 혼인관계증명서, 피신청인의 주민등록초본, 미성년 자녀의 주민등록초본을 법원에 제출하면 된단다.
그런데 피신청인의 주민등록초본을 내가 어떻게 제출할 수 있을까?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가정법원에 다시 전화를 걸어 물어보자 돌아온 대답은 "직접 동사무소 발품을 팔던 알아서 떼어 오시라. 법원은 필요한 서류만 알려드릴 뿐이다"라고 하신다.
어쩔 수 없이 이번엔 동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이혼한 전 배우자의 주민등록초본을 뗄 수 있는지 여쭤보았다. 여러 번 전화를 돌리고 돌려받은 끝에 이행명령 신청서를 작성해 오면 발급받을 수가 있단다. 그래서 나는 이행명령 신청서를 작성해서 전 배우자의 초본을 발급받았다.
이렇게까지 모든 서류를 발급받았으나, 3일이 지난 지금까지 법원에 제출을 못하고 있다.
나는 뭐가 그렇게 두려울까.
이행명령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하면 이후에 양육자, 비양육자 모두 법원에 출석하게 된다. 그때 그의 보복이 두려운 것 같다. 지금은 말로 나를 죽여버리고 싶다고 하지만, 정말 나에게 해를 가하면 어쩌지 이런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내 아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최소한의 양육비를 내가 대신하여 포기하는 것이 맞을까.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와중에 그는 아들에 대한 면접교섭권을 지키고 있다. 본인 마음대로.. 월 2회(격주) 1박 2일 약속한 대로가 아니라, 본인이 가능한 시간에 데려간다. 면접교섭권 역시 아들의 권리이기에 내가 최대한 협조를 해주는 것이 맞지만, 본인의 의무는 다하지 않으면서 본인 마음대로 아들을 데려가는 것에 대해 화가 나는 것도 사실이다.
나는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할까. 나와 우리 아들에게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아직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