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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관 Oct 15. 2019

[건축] 난 집을 지어보았다 - 3

집의 뼈대는 무엇이 좋을까? 철근콘크리트조, 목조, 경량철골조

집의 뼈대인 구조는 건축주의 선호, 집의 형태 등을 고려해 정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단독주택 구조는 철근콘크리트조, 목조가 많고 그다음 경량철골조라고 보면 된다. 이 3가지 안에서 선택을 하면 우리 집짓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설계사무소를 선택하고 시공사를 고르는데 어려움이 줄어든다. 


다른 구조를 선택한다면, 해당 구조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수가 적어 비교가 어려워 제대로 된 선택을 하는 것이 어렵다. 실제 시골집짓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철근콘크리트조, 목조, 경량철골조, 조적조(ALC), 스트로베일하우스를 고려했었다. 이 중 조적조와 스트로베일하우스는 일단 업체 수 가 손에 꼽을 만큼 적어 업체간 비교 자체가 어렵고 패시브하우스에 대한 경험을 가진 설계사무소와 시공사가 없어 제외했다. 조적조는 벽돌을 쌓는것인데 요즘은 벽돌공을 찾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리고 스트로베일하우스는 지푸라기로 벽체를 구성하는 집인데 한때 친환경 건축방법으로 숨쉬는 집으로 유행했으나 현재는 벽체인 지푸라기의 수급 등의 문제로 큰 인기는 끌지 못한다.



[잠깐! 패시브 하우스란?]

패시브하우스는 창문과 환기장치가 있는 보온병과 같은 집이다. 에너지 효율성이 높고, 단열, 기밀, 환기는 기본으로 하는 건물이며 에너지 성능도 측정이 가능하다. 연중 일정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어 쾌적한 삶을 가능하게 한다. 



그렇다면 철근콘크리트조, 목조, 경량철골조의 특징을 간단하게 알아보자. 


철근콘크리트조는 일단 관련 업체의 대부분이 경험을 갖고 있을 정도로 보편화된 구조다. 시골 지역의 건축사무소를 가보면 거의가 철근콘크리트조를 기본으로 상담을 진행한다. 이 구조는 콘크리트 자체가 기밀하여 외단열, 성능 좋은 창호와 배관 등을 기밀하게 처리하면 따뜻한 집을 지을 수 있다. 하지만 장점에도 불구하고 철근콘크리트조는 시멘트의 안전성이 우려되어 선택하지 않았다. 


1999년 이 후로 국내 시멘트 업계에서는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그 연료로 철 찌꺼기, 석탄재, 폐타이어 등을 사용한다. 석탄재 등이 일본 내에서 처리 비용이 높기 때문에 그 비용의 일부를 우리나라 시멘트 업체에 지급하고 국내 시멘트 업체들이 수입해서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사용되는 것도 알려진 사실이다. 만약 이러한 일만 없었다면 난 철근콘크리트조를 선택했을 것이다. 다만 기초에는 대체재가 없기 때문에 사용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시멘트에 대한 우려를 설계사무소나 시공사에 전달하더라도 공감은 받기 어려우니 우려된다면 건축주의 의견을 반드시 반영해서 다른 구조를 선택해야 한다.


시골집 기초 사진 (유일하게 시멘트를 사용한 부분이다. 철근콘크리트조는 위 시멘트로 집 전체를 시공한 집을 말한다)


[잠깐! 기초가 뭐지?]

건물을 받치는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철근과 시멘트로 만든 네모난 덩어리다. 매트 기초는 전체 건물의 하부를 통시멘트 구조가 받치고 있는 것(위 사진)이고, 줄기초는 건물의 벽체 부분의 하부에만 시공한다. 매트냐 줄기초냐는 지반 상태, 건물의 구조, 층 수 등을 바탕으로 구조기술사가 판단한다.


목조의 경우 가장 우선순위로 두고 알아보았다. 결론만 보면 전문성 있는 업체와 스케줄이 맞지 않아서 진행은 못했다. 이런 목조의 경우 패시브하우스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의 숫자도 가장 많고, 구조체 자체가 큰 이슈가 없었다. 또한 경량철골조와 같이 건식 공법이기 때문에 시공 속도가 습식 공법인 철근콘크리트조보다 훨씬 빠르다. 철근콘크리트조는 물을 사용해 시멘트를 혼합하므로 바닥과 벽체 지붕 등을 시공하고 한 달 이상을 충분히 말려줘야 한다. 만약 안 말리고 시공을 하면 나중에 내부 습도 문제 등이 발생한다.


목조는 구조체가 나무로 이뤄진다.


[어라? 투습방수지와 가변형 투습 방습지는 뭐야?]

습기의 방향은 겨울철에는 실내에서 외부로, 여름철에는 외부에서 실내로 향한다. 이때 습기가 내. 외부 온도 변화로 단열재와 구조체 부분을 지나면서 물로 변하게 되는 현상이 생기고 이는 곰팡이로 연결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외부에는 투습방수지(외부의 물, 습기를 막고 내부의 습기는 외부로 배출), 내부에는 가변형 투습 방습지(실내의 습기가 단열재/구조체 부분으로 이동을 막고, 내부의 습기는 외부로 배출) 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벽체를 건조하게 유지하여 곰팡이를 방지하고 단열재와 구조체가 본래의 성능을 발휘하게 한다.




 투습방수지 시공사진 @proclima.co.kr


가변형 투습 방습지 시공사진 @proclima.co.kr



위에서 언급한 목조 주택의 습기 문제는 해당 부위의 곰팡이 등이 외부에서도 보일 정도로 심해져서 참다못한 집주인들이 상황 파악을 위해 집 벽을 뜯어내는 과정에서만 확인이 된다. 그렇지 않고서는 구조체에 문제가 생겨도 알기가 어렵다. 그래서 시공사의 전문성이 매우 중요하다. 아래 사진을 보면 큰 돈 들여서 지은 집이 썩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목구조의 경우 제대로 된 시공이 안될 경우 위와 같이 벽체가 썩는 경우도 발생한다 @vimeo.com/299942702



위의 이유들로 시골집은 경량철골조(스틸하우스)를 선택해서 지었다. 이 구조는 시공이 빠르고 습기에는 목조보다 강하지만 철 자체의 열전도율이 매우 매우 매우 높아 단열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추운 집이 돼버리는 단점이 있다. 이런 높은 열전도율을 보완하기 위해 스틸하우스 역시 외단열로 시공한다. 시골집의 경우 지붕은 200T, 벽체는 150T,  기초 측면과 하부는 200T 비드법 단열재(스티로폼을 생각하면 된다)로 시공했다. 여기서 200T는 200mm 다. 이러한 단열재의 두께는 패시브하우스에서는 보통이지만 일반 주택 대비 매우 과한 구성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단열재가 집의 온도를 유지시켜 주는데 큰 역할을 한다. 


시골집 경량철골구조(스틸하우스)


참고로 단열재는 외부 온도를 100% 막아 주는 것이 아니라 열전도율 자체가 다른 물질 대비 매우 낮아 내부 온도가 외부 기후에 따라 쉽게 움직이는 것을 방지한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외단열에 사용되는 비드법 단열재의 경우 가성비와 지역에 따라 평균 온도가 다르므로 150T~250T를 주로 선택한다. 150T 이상을 사용하는 이유는 150T 이상이 되면 불투습이 되어 외부의 습기가 침투를 못하고 일정 성능 이상이 되어야 내부 벽체에 곰팡이가 발생하는 온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벽체를 200T로 했어야 하나라는 아쉬움도 조금 있는데, 요즘 모니터링을 해보면 외부와 10도 정도 차이가 나도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주기 때문에 걱정은 덜었다. 만약 건축을 계획중이라면 단열 두께는 한 번 해놓으면 바꾸기가 어렵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최대치로 하는 것을 추천한다. 



오늘 새벽 전열교환기로 모니터링한 온도다. 난방을 하지 않아도 외부와 실내 온도가 12.7도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시골집 지붕 단열재 사진



시골집 단열재 시공 전체모습 (패시브하우스는 단열재로 집을 완전히 감싸는 형태다. 이를 외단열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따뜻한 내 집을 지을 때 꼭 고려할 점은 건축구조별로 다음과 같다. 단순화 시킨 것으로 실제 설계와 시공은 전문가가 나사 구멍 하나 하나 까지 디테일하게 작업을 해야 한다.


철근콘크리트조, 경량철골조(스틸하우스) - 반드시 외단열로 시공, 기밀 작업(비드법 단열재와 기밀 테이프가 기밀 역할을 수행), 기초 측면과 하부 단열 필요


목조 - 기밀 작업(투습방수지와 가변형 방습투습지로 구조체를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이 핵심), 기초 측면과 상부 단열 필요


이번 편을 정리하며, 다음편은 미세먼지시대 꼭 필요한 환기장치(전열교환기)에 대해 쓰려고 한다.



[건축] 난 집을 지어보았다 는 시리즈로 패시브하우스 주택의 시작부터 준공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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