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였더라?
나 어디까지 말했니?
어디까지 생각나?
그거 언제였었지?
누구였지?
기억력이 탁월하다고 스스로 믿고 살아왔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믿음이 없다.
나는 명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일도 많고
나의 기억은 내 입맛에 맞춰 왜곡되고
확실한 그 지점을 딱 짚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런저런 모양과 재질과 두께와 메커니즘의 책갈피를 수십 년간 여러 개 사용해 봤다.
이제야 정착한 책갈피. 이렇게 생긴. 실로 된.
책 자체에, 책의 척추(?)에 단단히 붙은 책갈피가 제일 좋다.
내 머릿속 혹은 가슴속 정중앙에 흔들리지 않고 중심 잡아 주는 영혼의 갈피가 있어서
‘너 거기까지 읽었어. 거길 펴 봐 ‘ 라든가
‘여기부터 생각 다시 해 봐’ 라고 알려주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