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첫 명절, 시댁에 간 나는 솔직히 좀 멘붕이었다.
결혼했다는 이유만으로 생판 모르던 사람들과 가족처럼 지내야 한다는 게 내게는 너무도 어렵게만 느껴졌다.
'내 가족도 잘 못 챙기는데... 며느리로서 잘 할 수 있을까?'
무언가 몹시 막막했지만 일단 며느리로서 할 수 있는 일은 해야겠다 생각했다.
남몰래 잔뜩 가시를 세운 채로.
'할 일은 한다. 하지만 만약 부당한 대우가 있다면 나는...!'
그런데...?!
"할 거 없어. 음식은 내가 다 해놨다."
"네...?"
"상 차리는 것만 좀 도와줄래?"
"네, 네네!"
그렇게 어영부영 진수성찬을 먹었지만 뭔가 이래선 안 되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 설거지라도 내가 하자!'
아무리 그래도 이젠 며느린데 너무 손님처럼 있는 것도 좀 아닌 것 같아!
그랬는데 시동생이 선수를 쳤다.
"설거지는 제가 할게요."
결혼 후 첫 명절에 방문한 시댁.
정말이지 내게 조금도 일을 안 시키셨는데 그게 오히려 더 마음이 불편했다.
그런데 여기엔 누군가(?)의 큰 그림이 있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