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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말랭 Nov 13. 2024

좋은 '시댁'은 있을까?(3)



생각도 못한 전개에 당황한 나는 마음이 몹시 불편했다.


'아무리 그래도 나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해도 되나? 이젠 나도 며느린데? 손님 아닌데?'


별의별 걱정을 다 했던 나는 다음날이 되어서야 겨우 설거지하는 걸 허락(?)받을 수 있었다.


'휴, 이제 좀 살 것 같다. 너무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낫네.'


(우리는 친정과 시댁이 다 멀어서 명절마다 한 곳만 가는 대신 최소 1박 이상 자고 온다.)


그렇게 명절 같지 않은 명절(?)을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뚜기가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말했다.


"거봐, 내가 너 시집살이 안 할 거라 그랬지? 내가 미리 말해뒀었어. 너 일 시키지 말라고. 힘들게 하면 다시는 안 올거라고 했지! 어때, 나 잘했지? 응?"


'너무 극단적이잖아!!!! 나 첨부터 미운털 박힌 거 아니냐고!!'






시댁에서 잘해주시는 것도 좋았지만 너무 아무 일도 안 하고 있으려니 그건 또 그거 나름대로 괴로운 일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거기엔 남편 뚜기의 선전포고가...!


아아, 그는 중간이 없었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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