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내가 하려고 했다. 그러려고 하긴 했는데 그 말을 듣는 순간의 느낌은 뭔가 묘했다.
그렇게 설거지를 하려던 찰나
"에헤이, 내가 한다니까. 비켜 봐."
뚜기가 불쑥 끼어들었다. 그러자 시어머니가 얼른 오셔서 말렸는데
"아, 아이구, 네가 뭐하러 부엌에 오니."
"됐어. 나 설거지 잘해."
뚜기는 기어이 내게서 고무장갑을 뺏어 들고 설거지를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시동생의 말.
"엄마 놔둬요. 요즘엔 남자들도 집안일 안 하면 쫓겨나."
"아... 그, 그래..."
당황한 얼굴로 자리를 피하셨던 시어머니는 잠시 후, 내게 깜짝 놀랄 말씀을 하셨다.
"아무래도 내가 그동안 잘못 살았던 것 같아..."
이대로 영락없이 미운털 박히나 싶었는데 시어머니께서 의외의 말씀을 꺼내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