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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 기획자 Oct 03. 2024

계속 창작을 할 수 있는 원동력

엄마의 작업실은 언제나 환하다

출산은 인생의 큰 변화다. 다시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기에 엄청난 변화이다. 1인 창작자와 엄마 창작자의 간격은 실로 엄청나다. 엄마가 되는 순간 나의 모든 것을 기꺼이 내맡기고, 사랑을 전달해야만 비로소 한 생명체를 온전한 사람으로 키울 수 있게 된다. 실로 노력과 수고가 많이 드는 시간이다. 엄마가 되어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창작에 대한 마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풍성한 이야깃거리가 많아져 창작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하다. 인생은 늘 그렇듯이 플러스 마이너스라 무엇 하나를 잃게 되면, 반드시 얻는 것이 있기에 엄마 창작자가 마냥 힘들거나 불편한 상황은 아니다. 


엄마가 되면서 창작하는 아웃풋은 줄었지만, 굵직한 창작물은 계속 시도하고, 만드는 중이다. 평택역에서 전시를 진행하였고, 조만간 온라인 발표회도 진행할 계획이다. 계속 창작을 하는 건 쉽지 않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먼저 너무 잘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너무 많은 생각을 할 필요도 없다. 시간이 없다는 현실, 지치는 감정, 소모적인 피곤 등을 생각하다 작업을 하면 당연히 잘 될 수가 없다. 언젠가 하루종일 아기 기저귀를 갈면서 작업을 못할 때, 내가 지금 모 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든 적이 있었다. 시간이 없으니 아웃풋이 좋을 리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한도 끝도 없이 감정적 수렁에 빠지니, 이 상황을 이겨내기보단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나는 너무 잘하려고, 기대치를 높이기보단 시도하고 유지하려 노력했다. 지금 뭔가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아예 손을 놓고 있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창작을 이어나갈 수 있다. 계속 유지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가장 강조할 부분이다. 그 환경에 외부의 눈으로 챌린지가 있다면 환영해야 한다. 나는 국가에서 진행하는 정부지원사업을 지원하면서 타이트하게 결과물을 도출해 나갔다. 아마 중간중간 감독하는 평가 과정이 없었다면 세월아 네월아 작업을 안 하고 있을 수도 모르겠다. 매달 철저한 평가와 결과물을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라 부족한 시간을 쪼개 밀도 있게 작업할 수 있었다. 나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정부지원 사업을 진행하였고, 결과물이 콘텐츠가 나와야 지원금 받은 것을 회수당하지 않아서 매 날짜마다 최선을 다해 결과물 도출을 노력했다. 내가 생각할 땐 아기 엄마로서 창작을 이어나가는데 가장 도움이 되었던 부분은 바로 이 환경 만드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엄마가 된다는 건 큰 축복이고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창작자에게 시간이 부족한 건 안타까운 일이다. 안타까운 면만 집중하면 한없이 우울해진다. 비교하지 말고 그저 마음 가는 데로 작업하는 것이 필요하다. 평생 이렇게 시간에 쫓기며 작업할 것도 아니고, 아기에 손이 많이 가는 시기는 몇 년뿐이다. 육아와 창작을 병행하는 건 물론 힘들지만, 딱 아기와 본인만 생각하고 집중하다 보면 금세 시간이 지나간다. 쉬고 싶으면 그것도 좋고, 작업을 하고 싶으면 그것도 좋은 시간이라 생각하고 상황이 다른 타인과 비교를 멈춘다면 훨씬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계속 창작을 하는 원동력은 결국, 계속 창작을 하겠다는 다짐에서 시작된다고 믿는다. 어떤 상황에서도 꾸준히 하겠다는 결심이 창작을 계속 만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어쩌면 힘든 육아에 창작 과정이 즐거운 보람을 안겨줘 서로 상생하는 역할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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