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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LAYER SYSY Jun 24. 2022

디아블로 이모탈 속 조작감

모바일 게임에서 최적의 조작감은 무엇일까? 

디아블로 이모탈은 출시 전부터 많은 화제를 이끌었다. 수많은 팬덤을 보유한 디아블로 IP의 신규 게임만으로도 기대가 높았다. '님폰없?' 사건으로 인해서 디아블로 4를 기대하던 많은 게이머의 주목을 이끌었고, 모바일 기기로 나오는 디아블로는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게 만들었다. 기존 디아블로는 물리적인 키를 이용해 만들어졌지만, 모바일 기기로 나오는 디아블로는 터치를 기반으로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터치 조작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지 궁금했다. 출시 이후 디아블로 이모탈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혹평은 비즈니스 모델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게임 플레이 자체에 대한 실망감은 크지 않았다. 즉, 블리자드는 터치 조작으로의 전환을 매끄럽게 만들었다. 디아블로 이모탈은 어떤 방식으로 터치 조작감의 한계를 이겨냈을까? 



1. 터치 조작의 한계

우선 터치 조작의 한계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터치 조작은 물리적인 버튼에 비해서 정교한 조작을 어렵도록 한다. 눌렀는지 아닌지 확실한 피드백이 오지 않는다. 물리적 버튼은 누르면 다시 튀어 오르며 확실한 느낌을 주지만 터치 조작은 버튼의 변화가 없기에 피드백이 모호하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정교한 조작이 필요한 게임에서 터치 조작은 기피되었다. 피드백의 모호성을 극복하기 위해서 일부 모바일 게임은 터치 조작이 이뤄질 경우 진동을 통해 피드백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진동은 쥐고 있는 손 전체에 한 번에 오는 피드백이기 때문에 어떤 조작이 이뤄졌는지 제대로 된 피드백을 주지 못한다. 


다중 조작 역시 터치 조작에서는 어렵다. 터치 조작에선 한 번에 하나 이상의 버튼을 누르기 힘들다. 핸드폰을 쥐고 있는 손의 모양을 고려할 때 조작에 참여할 수 있는 손가락의 개수는 많지 않다. 두 개의 엄지 손가락 이외의 다른 손가락의 참여는 핸드폰을 쥔 손을 어색하게 만든다. 두 개 이상의 버튼을 누르면 진동 피드백을 주더라도 제대로 두 개 다 눌러졌는지 알 수 없다. 이처럼 터치 조작은 피드백의 모호성으로 정교한 조작과 다중 조작이 어렵다. 



2. 매력적인 터치 조작

터치 조작은 한계만 가지고 있는 조작 방식이 아니다. 내가 처음 터치 조작을 경험한 것은 닌텐도 DS 기기를 통해서다. 닌텐도 DS로 즐기는 터치 조작은 한계보다 참신하다 평가받았다. 닌텐도 DS에 있는 터치 조작은 터치로'만' 할 수 있는 독창적인 조작이 많았기 때문에 불편함보다 사랑받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터치 조작은 '리듬 히어로'에 나왔던 다양한 터치 조작이다. 대표적으로 슬라이드 홀드 같은 조작이 있다. 슬라이드는 위치와 위치를 이어주는 조작으로 주로 리듬 게임에서 많이 활용되었다. 홀드는 하나의 위치를 지속적으로 누르고 있는 것으로 역시 리듬 게임에서 사용되었다. 물리적인 버튼에서는 불가능하거나 매력 없는 조작을 터치 조작을 통해 매력적으로 살려냈다. 



3. 디아블로 이모탈의 조작 방식

디아블로 이모탈이 매력적인 조작 방식을 가진 이유는 터치 조작의 장점을 살리고, 터치가 가진 한계를 극복했기 때문이다. 디아블로 이모탈은 RPG 장르에서 정교한 조작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정교한 조작을 터치의 방식으로 살려보기로 했다. 바로 슬라이드와 홀드 개념을 이용해 스킬 사용을 정교하게 만들었다. 단순히 여러 가지 스킬을 계속 누르는 게임이 아닌, 스킬의 방향과 범위를 슬라이드와 홀드 조작으로 결정하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결정은 비슷한 느낌으로 출시된 '언디셈버'에서 메인 스킬이 자동으로 나가도록 만들어진 것과 대비된다. 결정 없이 무조건 나가는 스킬은 편리하지만 플레이어가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을 죽인다. 디아블로 이모탈은 이와 다르게 플레이어가 직접 조작을 하되, 터치의 매력인 슬라이드와 홀드를 통해 재미있게 조작하도록 만들었다. 다중 조작 역시 극복했다. 슬라이드와 홀드에 필요한 버튼은 하나의 버튼이다. 스킬 버튼 하나를 쥐고 있으며 방향과 범위를 결정한다. 하나의 버튼만 사용하기 때문에 터치 조작에서 불편한 다중 조작이 없다.




디아블로 이모탈에 나온 슬라이드와 홀드 방식은 처음 사용된 게 아니다. 그동안 다양한 모바일 게임에서 누적된 조작 방식에서 가장 디아블로와 잘 어울릴만한 것이 채용되었다. 터치 조작은 스마트폰이 다른 혁신적인 기기로 변하지 않는 이상 계속될 것이다. 스마트폰은 포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유저를 가진 매력적인 플랫폼이기 때문에 게임 업계가 포기하기 어렵다. 터치 조작이 한계를 가졌기 때문에 피할 것이 아닌, 터치 조작만이 가능한 일을 만들어나가며 매력적으로 바꾸는 것이 게임 개발자가 가져야 할 자세인 듯하다.. 그래서 닌텐도의 도전정신이 불후의 명작을 만들어내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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