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해제로 시작한 한 해.

아침에 도착한 문자

1월 1일 자가격리 해제


새로운 새날을 맞이하는 느낌이다. 2022년을 이렇게 시작할 줄은...

격리 전에는 새해에 해돋이 보러 바닷가를 갈 계획이었는데 자가격리 덕분에 해돋이 대신 조숙하고 조용하게 하루를 시작했다.


자가격리로 맞은 연말과 연초라 그런지 2021년을 정리하지 못했고 2022년도 아직 준비하지 못한 기분이었다. 혼자 하는 자가격리라면 정말 달랐을 것 같다. 온전히 연말을 정리하고 연초와 새해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들로 보냈을 텐데 현실은 아이들과 함께 작은 집에서 돌 밥(돌아서면 밥)과의 자기 싸움을 실천하고 있었다.

10일간의 시간을 뚝딱 떼어가 버린 기분이다.


격리 전에는 사실 자가격리가 별거 있냐? 하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 상황에서 힘겨움은 정신적인 게 가장 큰 것 같다. 사실 혼자서 10일 동안 집에 있으라고 하면 집순이들은 천국 같은 10일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거기에 배민만 있다면 금상첨화 조합^^)


코로나에 걸렸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비자발적 고립감이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이 되는 것 같다.

어쨌든 아침에 받은 문자는 우리에게 자유를 주었고, 새해 첫날이었지만 기대와 설렘보다는 뭔가 차분한 기분이 들었다.

자가격리가 해제된 낮 12시부터, 아이들은 집 앞 강가에서 얼음썰매와 아이스 컬렉팅으로 시간을 보냈다. 이곳에서만 가능한 천혜 자연을 온전히 만끽하는 시간이다.


아이들을 같이 사는 친구에게 부탁하고 나는 오래간만에 장거리 운전에 나섰다. 10일 동안 홀로 보냈을 남편을 픽업하러 KTX역으로 향했다.

새해지만 연말 같은 느낌이다. 저녁엔 식구들과 조촐한 파티를 했다. 연초가 주말이라 그런지, 우리의 연말 파티는 주말까지 이어질 것 같다. 그렇게 우리는 코로나 자가격리 10일을 마쳤다.


아주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서 코로나라는 바이러스가 감기처럼 일상이 되어있을 때엔 이런 기록을 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명 라떼엔.... 이러면서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미래에 보면, 감기 같은 일상일 텐데...

유난스럽게 자가 격리하고 구호품을 받아서 생활하고, 코로나에 걸릴까 두려워서 지옥 같은 마음을 가졌던 시간들에 대한 기록들.


공기처럼 늘 우리에게 주어진 것들을 우리는 잊고 지내는 순간들이 많다. 코로나로 이동의 자유가 없어지니 그 답답함이 폐소 공포를 경험하게도 했다. 일상의 소중한 것들, 늘 그 자리에 있는 것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다.


늘 내 곁을 채우는 좋은 사람들
건강하게 일상을 사는 나
아프지 않은 가족들



이렇게 평범하게 하루하루를 묵묵히 채워나가는 내 삶의 시간들이 감사하다.


코로나 덕분에 2021년 나를 채웠던 감사한 것들을 돌아보게 되었고, 2022년 작지만 일상의 소중한 것들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상기하며 시작할 수 있는 새해 첫날이다. 아듀 자가격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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