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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정 Nov 27. 2018

1년 동안 파리의 여행자가 되었다

프랑스 교환학생 생활의 시작

“진짜 여행은 살아보는 거지!”


진짜 여행은 살아보는 것이라는 말. 동의한다. 그래서 유행하기 시작한 것이 한 달 살기. 하지만 충분히 느끼기엔 한 달도 부족할 것. 그래서 떠났다. 일 년 살기!



낭만의 도시 프랑스 파리에서 일 년 살기

갑자기 왜?

왜 하필 프랑스야? 프랑스어 하나도 못하잖아.


프랑스어라곤 봉주르, 메르씨, 본아뻬띠! 밖에 모르는 내가 프랑스로 1년간 교환학생으로 있게 되었다. 꿈꾸던 도시였냐고? 아니. 오히려 상상하던 유럽여행엔 프랑스가 없었다. 그럼 대체 왜?


대학에 입학하고 첫 겨울방학, 일찍 대 2병에 걸려버린 나는 휴학과 편입, 어학연수를 두고 한참을 고민했었다. 편입을 하자니 또다시 공부를 해야 했고, 해도 붙을 자신이 없었다. 어학연수? 가곤 싶지만 주변의 반대가 너무 거셌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토익성적표와 교환학생 모집공고였다. 알아보니 내 점수도 가능했다. 아슬아슬하지만. 떨어질 때 떨어지더라도 시도는 해봐야지 싶어 토익으로 지원 가능한 학교를 찾아봤다.


인도? 여자가 가기엔 위험하다더라. 모로코? 거기도 위험하다고 했어. 오스트리아? 여긴 좀 괜찮은데 주변에 너무 산밖에 없는 거 아니야? 프랑스? 가보고 싶었던 나라는 아니지만 학교가 에펠탑 근처에 있다. 멋진데? 라는 생각에 지원했고, 결과는 합격이었다. 그렇게 시작되었다 나의 프랑스 생활이.



유럽, 그리고 파리와 첫 만남

 

처음으로 혼자 떠나 본 여행, 유럽, 그리고 독립. 대학 역시 내가 나고 자란 부산에서 통학하고 있기에 자취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손이 많이 가는 친구’로 주변에 소문이 자자한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싶었지만 어디선가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샘솟아 아직까진 잘 살고 있다.


파리에 처음 왔던 지난 8월 31일, 비행기에 내리고 숙소에 도착했지만 사실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출국하기 전날 짐을 채 다 싸지 못해 늦게까지 짐을 싸다 잠들었고, 인천공항으로 가기 위해 새벽 4시에 기상, 그리고 12시간 비행. 잠귀가 밝아 비행기에서도 잠을 자지 못해 약 이틀간 잠을 자지 못하고 도착한 호텔이었지만 너무 피곤해서 피곤한 것이 무엇인지, 잠은 어떻게 자는 것인지 잊어버린 것 같았던 그 기분. 시차 적응도 필요 없었다. 그리고 정신도 없었다. 프랑스어가 들리는 곳에서 안 쓰던 영어를 쓰려고 하니 머릿속에서 버퍼링이 오더라.


파리에서의 첫 주말을 보내고 정신을 차린 후 파리를 둘러보니 중세 여행을 하는 느낌이었다. 파란 창문의 높은 빌딩이 즐비한 한국과 달리 7층 남짓한 높이의 옛날 모습을 간직한 파리의 건물들. 그리고 때마침 지나가던 말을 탄 경찰들. 제대로 된 파리와의 첫 만남이었다.

물론 파리의 경찰들도 경찰차를 타고 다닌다. 프랑스인 친구에게 물어보니 한 번씩 말을 타고 다닌다고. 이유는 본인도 모르겠다고 했다.



The sight of traveller


파리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 역시 에펠탑이다. 프랑스에 대한 로망을 하나도 갖지 않고 왔지만 그래도 에펠탑은 별로 감흥이 없더라. 그냥 우와 신기하다 정도. 생각보다 아담했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매력 있더라. 특히 센 강의 bateaux parisiens을 타며 바라본 에펠탑과 파리의 모습들이 가장 예쁘고 매력적이었다. 센 강의 배 중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bateaux mooches 지만 둘 다 타보니 bateaux prisiens이 더 파리를 느끼기 좋았다. 좌석이 옆으로 가서 파리를 느끼기에 더 안성맞춤.

학생비자를 가지고 있는 여행자로써, 굉장히 많은 입장료를 아끼는 중이다. 루브르, 오르세 등 각종 미술관과 박물관의 입장료는 물론, 베르사유 궁전, 개선문 등 관광명소의 입장료도 무료다! 덕분에 보다가 지치면 다음을 기약하며 나오기도 하고, 오후 수업이 있는 날 혹은 학교가 일찍 마치는 곳이면 미술관에 가기도 한다. 한국에선 하지 않던 문화생활이긴 하지만 이곳에서 새롭게 배워가는 중이다.

공강인 날에는 파리에서 좀 떨어져 있는 베르사유 궁전에도 갔다 왔다. 물론 이곳도 하루 만에 다 보지 못하고 나왔다. 볼거리가 아주 많았기 때문! 공주들의 방을 포함해 응접실, 침실 등 각 방들이 아주 예쁘게 잘 전시되어 있었고, 미술 작품들도 많았다. 때문에 입장과 동시에 무료로 대여할 수 있는 오디오 가이드를 받는 것을 추천한다. 재력을 과시하기 위해 거울로 방을 꾸민 거울의 방으로 유명한 베르사유 궁전은 정원 역시 사치스러웠다. 잘 정돈된 넓은 정원이 꼭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시계 토끼가 튀어나올 것만 같은 분위기를 뿜어냈고, 유료 정원은 찾지도 못했을 만큼 넓었다. 정원만 구경하러 다시 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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