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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근근 Jul 22. 2023

우리는 데이터라는 덫에 걸렸다.

숫자만으로 모든 걸 해석하면 안 되는 이유

지난 7월 21일은 중복이었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라디오를 통해 데이터와 관련된 흥미로운 내용이 있어서 적어봅니다.

최근 몇 년간 고객을 살펴보려면 데이터를 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 마케터 사이에서는 흔한 내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글은 본다면 데이터를 볼 때 한 번쯤 데이터를 의심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래는 라디오에서 나왔던 기사의 내용입니다.


중복과 관련하여 보양식을 찾는 2030 세대가 4050 세대보다 높은 신장률로 매출에 기여했다.


실제 한 온라인 마켓에서는 7월 1일부터 19일까지 보양식 재료 판매데이터를 분석해 본 결과


2030 세대의 보양식 재료의 구매는 생닭 72%, 한우 131%, 장어 20%, 옥돔 540% 등 높은 신장률을 보였으며 4050 세대는 생닭 40%, 한우 95%, 장어 48%, 옥돔 134% 의  4050 세대보다 2030이 보양식 재료를 더 많이 구매했다는 기사였습니다.


더불어, 흑염소즙은 같은 기간 4050 세대는 211%의 구매신장을 보였으나 2030 세대는 410%로 약 5배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흑염소부터 산삼까지 팍팍 산다… 보양식 구매 큰 손 된 2030 - 매일경제 (mk.co.kr)


데이터만 봤을 때 코로나를 겪으면서 2030 세대가 건강에 더 신경 쓰게 되었나 보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1월에는 건기식 시장이 6조 원을 넘어섰고 시장 규모는 4년 만에 25%가 성장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끝낼 것이었으면 이 내용을 적지 않았겠죠. 보양식을 찾는다는 2030 세대가 증가한다는 기사에 대한 라디오 청취자의 문자 내용이 흥미로웠습니다. 

문자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흑염소즙은 '부모님을 대신'해서 구매했다. 내가 먹을 것이 아닌 부모님께 보내드리려고 구매했다. 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내용으로


2020년 '부모님 대신 온라인 구매를 진행한 적이 있는가'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던 기사를 살펴보면 코로나 이후 10명 중 9명(89%)이 부모님을 위한 대리 쇼핑을 진행해 본 적이 있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이 설문조사에 대한 결과를 보면 아직 온라인 쇼핑에 익숙하지 않은 부모세대를 대신하여 온라인 구매를 진행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응답자 전체에 가까운 99%의 응답자가 앞으로도 부모님을 위해 온라인 쇼핑을 대신해 드릴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즉, 2030의 구매가 늘었다고 해서 본인이 필요해서 샀다는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되면 마케팅의 방향도 "건강을 생각하는 2030"이 아닌 "4050에게 선물하기 좋은" 혹은 "부모님이 좋아하는"과 같은 방향성을 갖고 마케팅을 진행해야 할 것입니다.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데이터를 보면서 이 데이터가 발생하게 된 원인에 대한 가설을 만들어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육아앱의 경우 메인 타깃은 아이가 있는 3040 여성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60대 남성의 앱 가입자 비율이 높아졌다면 이것을 어떻게 생각할 수 있을까요?


여기에 대한 제 가설을 이렇습니다. 


아무리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회사가 늘었지만 현실적으로 맞벌이는 피할 수 없는 가정이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맞벌이 부부 중 일부는 부모님께 육아를 맡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퇴직한 5060 부모님들이 아이를 돌보는 시간이 늘어났다. 그래서 육아에 필요한 앱을 추천받았았을 가능성이 있다. 정도로 가설을 세워볼 것 같습니다. 


이렇게 가설을 세워보고 이를 검증함으로써 데이터를 소비자를 파악하는 보조지표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데이터를 살펴봐야 하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이를 곡해하지 않는 것도 매우 중요하며, 그 안에 있는 소비자의 행동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매일 시시각 변하는 사람의 마음을 알아야 하는 마케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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