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부터 매일 일기를 썼다. 일기를 쓰는 시간은 나와 소통하는 시간이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머릿 속에 있는 생각이 과연 내 생각인지, 아니면 다른 누군가의 생각을 빌려온 것인지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오늘 하루의 시작과 끝까지에서의 시간들을 글을 쓰며 곱 씹었다.
글을 쓰다보면 생각이 더 명확해지고 뚜렷해졌다. 그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있게 설명할 수 있는 나만의 근거가 생긴다. 그래서 밤마다 펜을 들었다. 아무도 보지 못하는 일기장에 꽁꽁, 솔직한 모든 이야기를 털어놨다. 쌓여가는 일기장이 10권이 될 때쯤, 더 이상 일기장을 모으고 싶지 않아졌다.
그 순간부터는 일기장이 아니라 블로그에 글을 적기 시작했다. 내 생각에만 갇혀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함께 볼 수 있는 것이 좋았다. 하지만 보고 싶지 않은 잡음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나는 또 도피하기 시작했다. 한 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다. 바로 '주변 환경'이다. 주변에 어떤 사람들이 있는가는 나의 삶에 90% 이상 영향을 준다. 거르고 걸러서 주변 환경을 만든다. 안되면 주변 사람들을 끌어서라도 환경을 만든다. 그래서 브런치를 선택했다.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고, 세상에 중요한 가치가 돈 말고도 여럿 더 있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여기 가장 많이 모여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