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랗고, 하얗고 [글마루, 3]
하늘에 각자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궁금해지는 하루입니다.
하늘을 가만히 지켜봅니다. 구름 한 점 없는 날씨는 역시 힘든 일인가 봅니다. 구름이 조각조각 떠다니는 하늘이 보입니다. 그렇지만 그마저도 하늘다운 모습입니다. 나에게 하늘은 마음이 복잡할 때 가장 좋은 친구가 되어줍니다. 하늘을 보고 있자면 이리저리 엉키고 꽉 묶여있는 실타래가 풀리는 듯합니다. 그 하늘이 맑든 흐리든, 그리고 어떤 시간대이고 상관없이 그 모습 그 자체만으로도 나에게 위로가 되어줍니다.
어떤 하늘의 순간을 가장 사랑하시나요. 어떤 순간을 하나 꼽기에는 모든 하늘의 순간이 아름다워 보이진 않은가 생각해봅니다.
동트기 전 새벽에만 볼 수 있는 색의 하늘, 해가 저물 때의 저녁시간에는 볼 수 없는 명도가 낮은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하늘색입니다. 고요한 듯 하지만 일찍 잠에서 깨어난 새들과 식물들이 함께 단란한 소리를 내는 것이 함께 어우러져 새벽부터 마음 아파하는 사람들과 그 시간 이른 발걸음을 시작한 사람들에게 위로와 응원이 되어주는 듯합니다.
해가 나의 머리 위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며 떠 있을 때의 하늘, 맑다 못해 때로는 파아란 하늘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그 하늘은 고된 오전의 일과를 마치고 잠시 점심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려 하는 사람들에게 꽉 막혀있던 가슴을 한번 툭, 뱉어놓고는 기분 좋은 식사를 하게 만들어주는 듯합니다. 그리고 늦잠을 자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용히, 그리고 지긋이 비추는 햇빛이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었으니 이제 낮잠은 그만 자고 일어나 힘차게 시작을 해보자는 응원을 하는 듯하기도 합니다.
가끔 해가 내 머리 위에 있지만 먹구름이 따스한 햇빛을 가리고 있는 순간의 하늘도 우리에게 무언가를 주는 순간이 있지 않은가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아, 울적한 날에 보게 된다면 먹구름이 껴 있는 하늘을 핑계로 모든 마음을 내려놓고 세상에 나 혼자만 남은 듯한 기분으로 울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 같습니다.
오늘 저의 하늘은 동그랗고 환한 보름달이 떠 제 마음 한편에 뚫린 구멍을 메워주는 듯 한 하루였습니다. 저의 오늘은 그러했습니다. 오늘 당신의 하루는 어땠나요. 그리고 하늘은 어떤 색으로 당신에게 필요한 무언가를 가져다주었는지 궁금해지는 시간입니다.
그 어떤 하늘에도, 그리고 그 어떤 하루에도 자기 자신을 잃지 않고 나만의 색을 띠는 우리는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