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아 있습니다
M3 맥북 에어에서 가능한 것만 합니다. 컨트롤러로만 합니다. 싱글 플레이만 합니다.
그만둔 건 아니고
한동안 글을 올리지 않았는데, 게임을 그만둔 건 아닙니다. 그냥 너무 바빴어요. 책 세 권이 거의 연이어 나오고, 전자책 원고도 정리하고, 북토크도 하고, 회사 출장도 있고. 그리고 무엇보다, 여름까지 끝내야 할 번역에 거의 모든 여유 시간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진짜 물리적으로 시간이 없었어요. 가족과 함께 보는 게 아니라면 영화도 못 보고, 책도 거의 못 읽었네요.
대신 가끔 별 이유 없이 컨트롤러를 꺼내서 만져보고는 했습니다. 제가 게임을 시작하고 지금도 하고 있는 이유 중 40% 정도는 컨트롤러라는 입력장치의 매력 때문이니까요.
8월은 되어야 조금이나마 여유가 생길 것 같습니다. 그때까지는 일단 해야 할 일을 하며 잘 견뎌야지요.
그래서 좀 아쉬운 느낌에 게임 관련 근황 몇 가지만 정리해 봤습니다.
1. <바이오하자드: 레퀴엠>
2. Rog Xbox Ally X와 가성비 취미
3. 대칭형 컨트롤러 vs. 비대칭형 컨트롤러
4. 기대하고 있는 게임들
1. <바이오하자드: 레퀴엠(Resident Evil: Requiem)>
드디어 <바이오하자드> 차기작 예고편이 나왔습니다. <바이오하자드: 레지던트 이블(이하 7편)>과 <바이오하자드: 빌리지(이하 8편)>에서는 숫자를 직접 붙이는 대신 제목 속에 감춰뒀는데, 이번에도 부제 <requiem>의 q에 9를 숨겨뒀네요. 마침 일본어로 9와 q의 발음이 같은 데다, 첫 세 글자 req가 Resident Evil 9의 줄임말인 RE9가 되기도 해서 굉장히 절묘한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모든 <바이오하자드> 게임을 공개되고 한참이 지나서야 플레이를 했다 보니, 신작을 예고편부터 접하게 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네요. 그래서 폐허가 된 라쿤시티 경찰서와 그 안에 있는 여신상의 모습을 봤을 때는 잔뜩 흥분하면서 ‘아, 이런 기분이었구나!’했습니다.
이번에 처음 등장한 주인공 그레이스 애쉬크로프트를 보고, 저는 외모나 목소리가 8편에 나온 로즈 윈터스를 닮았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목소리는 같은 성우가 연기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고요. 성우에 대한 정보는 아직 공개가 되지 않았지만, 만약 그레이스의 성우가 로즈와 같은 제니 티라도(Jaennie Tirado)라면 왠지 반가울 것 같네요.
문제는 과연 <바이오하자드: 레퀴엠>이 애플 기기, 특히 맥 버전으로 나올 것인가, 그리고 만약 나온다면 과연 M3 맥북 에어로 최소한의 플레이가 가능할 것인가, 입니다.
일단 공식 예고편에 나온 출시 예정 플랫폼에 애플 기기는 없었지만, 이건 항상 그랬던 거니까요. 원래는 지난주에 있었던 WWDC에서 동시출시라고 깜짝 발표해 주길 바랐는데, 그런 일은 없었네요. 이번 가을에 아이폰 신모델 발표할 때라도 새로운 칩셋 성능 자랑하면서 같이 공개해 주면 좋겠네요. 그냥 그렇게 희망회로를 돌리고 있습니다.
2. Rog Xbox Ally X와 가성비 취미
저는 엑스박스도 플레이스테이션도 (PC도) 없지만, 처음 직접 구입한 게임 장비가 엑스박스 컨트롤러였다 보니, 플스보다는 엑박에 묘한 호감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8일 Rog Xbox Ally가 발표되었을 때도 관심이 가더군요. 아이폰에 백본원 컨트롤러를 연결해 게임을 해보면서 핸드헬드는 제게 그리 맞지 않다고 느꼈지만, 그래도 전용 기기라면 또 모르지요.
언젠가 M3 맥북 에어로는 원하는 게임을 할 수 없을 때가 올 텐데, 결국 게임 전용 기기를 구입하게 된다면, 그게 Rog Xbox Ally X라도 괜찮을 것 같았습니다. 엑스박스나 플레이스테이션 본체 같은 거치형 기기를 사는 건… 여전히 (공간적&심리적으로) 조금 부담스러운 느낌이고요.
문제는 Rog Xbox Ally X가 나오더라도 이게 정작 플레이스테이션5나 엑스박스 시리즈X 보다도 더 비쌀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건데, 과연 게임 전용 기기에 100만 원을 투자할 용기가 제게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럴 바엔 그냥 엑스박스 클라우드 게이밍(w/ 게임패스 얼티밋)을 몇 년 구독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게임이 가성비 취미라는 얘기를 하던데, 그동안 극가성비 취미(영화/독서/글쓰기)만 하던 제게는 여전히 금전적으로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2023년 여름에 게임을 처음 시작한 이후로 게임과 관련해 사용한 모든 비용을 정리해 두고 있는데, 2년 동안 122만 원 정도 썼네요. 게임 구입에 약 62만 원, 하드웨어 구입에 약 55만 원(대부분 컨트롤러+α), 서비스 이용에 약 7만 원. 구입한 게임 중 46만 원어치는 클리어를 했고, 16만 원어치는 아직 끝내지 못했네요.
이러니 게임 전용 기기에 한 번에 100만 원 가까이 투자하는 건 아무래도 망설여질 수밖에요.
3. 대칭형 컨트롤러 vs. 비대칭형 컨트롤러
게임 플레이에 있어 대칭형 컨트롤러(예:플레이스테이션)와 비대칭형 컨트롤러(예:엑스박스)가 불러오는 경험적 차이에 대한 짧은 논문을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비대칭형 컨트롤러가 플레이 속도와 조작의 정확도 측면에서 더 우수했다고 하네요.
엑스박스 컨트롤러로 처음 시작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저도 비대칭 컨트롤러가 더 편하다 보니 묘하게 반갑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변인 통제가 엉성하고, 오른손잡이 남성 12명 만을 대상으로 한 거라서, 그냥 재미로만 보고 넘길 정도의 논문인 것 같습니다.
4. 기대하고 있는 게임들
<바이오하자드: 레퀴엠>은 너무 당연하고, 출시를 기대하고 있는 게임 몇 개가 있습니다.
<프라그마타(Pragmata)>
예고편의 분위기와 세계관, 매카닉/캐릭터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맥을 비롯한 애플 기기를 지원해 줄지는 모르겠네요. 캡콤에서 개발한 거라서 아주 약간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아주 약간.
<쥬라기 공원: 서바이벌(Jurassic Park: Survial)>
어렸을 때부터 <쥬라기 공원>을 좋아했는데, 그 첫 현장을 서바이벌 호러로 플레이할 수 있다니,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지요. 다만 이건 맥 버전으로 나올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사실 그래서 첫 예고편을 봤을 때는 엑스박스를 중고로라도 사야 하나, 고민을 했었고요. 사실 지금도 고민 중입니다.
<터미네이터 2D: 노 페이트(Terminator 2D: No Fate)>
어린 시절, <쥬라기 공원>, <에이리언>과 함께 정말 좋아했던 영화가 <터미네이터 2>였습니다. 그런데 <터미네이터 2>의 스토리와 분위기, 음악을 그대로 가져와 재해석하는 게임이 나온다고 하니 기대가 가득 차올랐습니다. 개봉 당시의 향수를 살리려는 듯, 2D & 픽셀 그래픽을 그대로 가져와서 오히려 굉장히 새로운 느낌도 드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 처음부터 맥을 지원합니다. 반갑지 않을 수가 없네요. 9월 5일 공개라는데, 어쩌면 지금 일이 정리된 다음에 처음 고르는 게임이 될 수도 있겠네요.
<컨트롤: 얼티밋 에디션>
이미 예전에 나온 작품이고, 심지어 맥 버전도 지난봄에 출시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맥 버전을 구입할 수가 없어요. 맥 앱스토어 한정으로 나왔는데, 한국 맥 앱스토어에는 올라오지 않고 있습니다. 맥으로도 포팅된 게임 중에는 스팀과 맥 앱스토어에 모두 올라왔지만, 유독 한국 맥 앱스토어에는 없는 것들이 제법 있더라고요. <레이어스 오브 피어>나 <툼 레이더> 시리즈도 그랬고요. 이유를 모르겠네요. 그래서 한국에서 맥으로 <컨트롤: 얼티밋 에디션>를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스팀에 올라오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는데, 추후에 스팀에도 맥 버전이 올라올 거라는 소식만 있고,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개발사&유통사에 메일로 몇 번 물어봤는데, 답장도 안 해주더라고요.
여기까지입니다.
이제 8월이나 9월이 되어야 다음 글을 쓸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