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하와이 여행과 맞바꾼 L그룹의 팀장 리더십 교육

L그룹이 선택한 이 시대의 리더십 역량, 퍼실리테이션

10년간 열심히 일한 스스로를 위해 한 달간 하와이에서의 안식휴가를 계획하며 설레고 있을 때,

L그룹에서 그룹 팀장 전원을 대상으로 한 리더십 프로그램을 의뢰 해 왔다.

다른 업체와 파일럿으로 진행했던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이론 위주이고 철학적이어서 좀 더 현업에 적용할 만한 컨텐츠로 인피플을 추천을 받았다는 담당자의 다급한 요청에 결국 하와이 휴가를 포기했다.

지인으로 부터 추천을 받아서 연락을 주는 고객이면, 왠만하면 그 일을 수락한다는 나만의 철칙 때문이다. 가족들의 실망을 뒤로하고 교육 준비에 들어갔다.


자유롭게 소통하며 창의적으로 일하는 조직문화. 대부분의 조직의 희망이지만, 복잡한 환경에서 조직을 이끄는 일선 팀장님들에게는 쉽지 않은 미션이다. 그러나 1:N의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퍼실리테이션에 집중하면,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수직적 의사결정의 사다리를 걷어내다 

퍼실리테이티브 리더의 가장 상징적인 모습은 그동안 조직 상하 간의 사다리를 오르내리며 보고하고 의사결정을 기다리던 모습에서 벗어나, 직급과 업무 경계를 허물고 함께 자유롭게 질문하고 논의할 수 있는 장을 여는 것이다. 문제가 복잡하고 빠른 대응이 필요할수록, 조직의 수직적 사다리를 걷어내고 다양한 생각을 연결시킬 수 있는 리더십 역량이 필수적이다.

오른손 잡이가 왼손을 익히듯

그런데 많은 조직 리더들에게 이러한 퍼실리테이티브 리더십은 오른손 잡이가 왼손으로 글을 쓰는 것처럼 익숙하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교육은 철저하게 실전에서 새로운 도구와 기법을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집중 훈련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긴급하게 발생한 이슈를 자유롭게 토의하며 문제와 해결안을 찾는 방법, 조직내 고질적인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자율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는 방법 등이다. 그리고 실전 같은 실습을 한 뒤, 기존 방식과의 차이점을 발견하고 직접 행동에 옮길 의지를 키워가도록 프로그램이 운영되었다.


구성원의 자발적인 참여를 돕는 촉진자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순간이 더 많아지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무의식적으로, 혹은 조급한 마음에 많은 리더들이 왼손이 아닌 오른손을 뻗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결국 익숙한 손이 아닌 필요한 손을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 이틀 간의 퍼실리테이티브 리더십에서는 오른손을 묶어 놓고 왼손만 사용하며 ‘안 쓰던 근육을 키우는 것’에 집중하도록 만든 셈이다.


보통 퍼실리테이션 교육을 하면, ‘내 위에 있는 리더들이 알아야 할 내용이다’ 라는 피드백을 많이 남긴다. 그런데, L그룹 팀장님들은 ‘팀장 뿐 아니라, 조직 구성원 모두가 이해하고 실행 해야 할 역량이다’ 라는 피드백을 남겼다. 구성원 누구라도 다른 사람들과 머리를 맞대야 하는 상황이면 마커펜을 들고, 질문을 던지며 생각을 촉진하는 퍼실리테이터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난히 힘들게 시작하는 2020년 봄, 퍼실리테이티브 리더십에서 만났던 500여명의 L그룹 리더들이, 자신과 다른 의견에 귀 기울이고 생각을 연결시키며, 조직의 퍼실리테이터로 성장 해 가시길 응원한다.

작가의 이전글 디자인스프린트 하기 딱 좋은 요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