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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도출의 골든 타임

고객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디자인 씽킹 프로젝트를 수행했던 고객사의 임원이 전략 

워크숍 진행을 급하게 의뢰 해 왔다.

 

전사적 조직변경으로 인해 맡고 있던 조직의 인원이 절반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디자인 씽킹 프로그램 이외에도 대외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열정적으로 일하던 팀이라서 놀랍기도 했지만, 그만큼 경영여건이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해서 안타까웠다.
절반 가까이의 팀원들이 타부서로 떠나고 나면 팀원들의 사기는 저하되고, 업무도 방어적으로 하게 될까 우려하는 팀 리더는 팀원들이 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함께 고민하는 ‘전략 워크숍’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1주일 가량을 남겨놓은 촉박한 일정이지만, 팀리더를 포함한 팀원들에 대한 사전 인터뷰를 수행했고, 팀 내 분위기와 고민사항을 파악할 수 있었다. 다행히 1년여간 함께 디자인 씽킹 프로젝트 컨설을 하면서 퍼실리테이터로서 신뢰를 쌓아 놓은 것이 팀에 맞는 워크숍 프로그램을 빠르게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워크숍은 팀원들이 과거를 회고하고 정리하는 ‘Voice of Past’ 세션으로 시작되었다. 팀에서 함께 일하면서 보람 있었을 때와 힘들었을 때를 공유하며, 누군가에겐 힘들었던 순간이 다른 팀원에게는 보람 있었던 순간으로 기억되기도 했다는 것을 발견할 때에는 웃음과 ‘아하’가 교차되기도 했다. 


이렇게 과거를 정리한 뒤, 내외부 이해당사자들의 시각에서 우리팀을 바라보는 ‘Voice of System’ 세션이 이어졌는데, 이 시간은 우리팀을 좀 더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며, 외부 고객과 내부 유관 부서가 우리 부서에게 바라는 요구사항을 이해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때로는 상반되고 모순된 다양한 요구사항을 정리하고, 이어진 세션은 ‘Voice of Future’ 의 시간.


우리 팀의 Best Scenario와 Worst Scenario를 상상해 보는 세션이다. 사기가 떨어진 팀원들에게 Worst Scenario까지 떠 올리게 하는 것이 의아하게 생각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불확실한 미래의 전략을 세움에 있어서, Worst Scenario는 ‘최악이어도 이 정도 상황이겠구나’를 미리 보게 함으로써,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과감한 전략을 세팅하는데 효과적이다.


이렇게 베스트와 최악의 상황을 생생하게 상상한 뒤, 두개의 미래 중 베스트에 가까운 미래를 만들어 가기 위해 우리팀이 어떤 액션을 할 것인지를 도출하는 세션을 가졌다. 팀원이 절반으로 줄고 암담한 상황이지만, 스스로의 미래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워크숍의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마무리에서는 모든 참석자들이 워크숍 소감을 나누었는데, 팀 리더의 다음과 같은 이야기는 모두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 워크숍이 시작되는 아침까지도 미로 앞에 서서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었는데,

이제 팀원들과 함께 정한 미래가 우리에겐 등대가 되었다”

팀원들이 훨씬 가벼워진 마음과 밝은 얼굴로 워크숍 룸을 나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숨가쁜 일주일의 

여정이 마무리 되었다.

경영환경이 갈수록 불확실해지고 급변하는 이 상황에서도, 전략은 Calendar에 맞춰서

연간계획을 수립하고, 분기에 한번씩 조정하는 것에 머무는 조직이 적지 않다.

 

날씨 마저도 Calendar와 관계 없이 변화무쌍한 시대,  조직 내외부 큰 변화가 감지될 때 마다, 조급한 마음을 잠시 멈추고, 구성원이 함께 전략방향을 고민하는전략 도출 프로세스가 작동되어야 한다.

새로운 전략을 함께 고민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회의장을 나가면서 실행을 위한 오너십을 함께 느끼는 순간. 새로운 전략의 심장박동이 다시 뛰도록 만드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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