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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섭 Jan 13. 2019

침대형 인간이지만 괜찮아_#2

나의 잠 친구들

침대형 인간으로 사는 게 마냥 쉬운 건 아니다. 내가 하루 8시간씩 숙면을 할 수 있는건 나름의 노력에 의해서다. 잠을 오래 자고 싶어도 당최 잠이 안 와 고생인 사람 의외로 많다. 과연, 나는 어떻게 안정적인 침대형 인간으로 살 수 있는지 몇가지 팁을 공유하고자 한다.


운동이 장비빨이듯 숙면도 도구빨이 필요하다.

1) 파자마,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잠옷이 아닌 그저 대충 편한 아무 차림으로 자는 사람들이 있다. 오래되서 낡거나, 외출해서 입기엔 초라한 옷들이 대게 잠옷으로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외출할땐 풀메이컵에 명품 가방 매고 나가면서 집에서는 잠옷 살돈이 아까워 각설이마냥 거적대기 차림으로 사는 여자들, 은근히 많다.


회사에서도 그날의 아웃핏이 좋으면 자신감 넘치게 일이 잘 되는 것처럼, 집에서도 제대로 된 잠옷을 입으면 내 육신 스스로도 오늘 한번 제대로 자야겠다 마음 먹는다. 과장이 아니다. (사실 잠옷 자체가 기능성이라 최적화 되어있다. 감촉이 부드럽고 아무렇게나 뒹굴고 자도 배기는 게 없다)


2) 조명, 침대형 인간의 필수 아이템이다.

눈에 빛이 들어오면 신체는 계속 낮으로 인식해서 각성 상태로 있지만, 빛이 잦아들고 어두워지면 스스로 잠잘 준비를 한다. 형광등 외에 작은 조명들이 필요하다. 나의 경우 좋은 호르몬이 분비되는 밤 12시에는 취침하기 때문에, 밤 11시가 넘어가면 형광등을 끄고 눈에 무리가 안가는 아주 작은 조명들만 밝힌다. 내가 가장 애정하는 조명은 호이안 시장통에서 7달러에 사온 대나무 조명이다. 조명만 바꿔도 몸은 취침모드가 된다. 거의 조건반사에 가깝다.


3) 안대, 이거야 말로 숙면의 동반자다.

괜히 멋져보이려고 끼는 게 아니다. 왠만해선 잠을 잘 못 이룬다면 안대를 추천한다. 완벽한 암흑이 꿀잠의 세계로 인도할 터. 장거리 비행기를 타면 공짜로 제공되는 안대가 몇개나 있긴 하지만, 역시 돈 주고 사는 것만 못하다. 개인적으로 zara home에서 나온 안대를 좋아한다. 화려한 패턴으로 잘때도 엣지있는 자태를 유지할 수 있어 기분도 좋아진다.  


4) 아로마, 하나 더 추가하라면 역시 아로마다.

요가 수업을 듣다보면 마지막 수면자세에서 강사가 코와 귀뒤에 아로마를 발라주는데, 거의 마취 크림이나 다름없다. 깨어나기 싫을 만큼 몸이 노곤해지고, 심하면 코도 골 수 있다. 히말라야에서 나온 아로마크림이 가격대도 적당하고 딱이다. 자기전에 코밑에 살짝 발라주면 테라피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밖에도, muji에서 산 대나무 낮잠 베개와 수면용 영말, 아로마 가습기, 린넨 베개 커버 등 나의 잠친구들은 다양하다.


놀아도 일을해도 하다못해 이렇게 잠을 자는것도 제대로 준비물을 갖추고 대비하면 진행이 수월해진다. 잠에 뭐 그리 집착하냐 싶겠지만, 이게 다 나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행동이다. 잠이라는 지극히 기본적인 욕구부터 만족도를 올리기. 이런 작은 습관들은 결국 나의 모든 일상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나 스스로 나를 위하는 습관. 내가 우선이 되는 습관. 내 만족도를 높이는 습관은 내가 언제 행복하고, 무엇을 좋아하고, 나를 탐구하게 된다. 지금도 부지런히 내가 어떻게 해야 만족이 커질지 연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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