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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묻히다

베개의 위로와 위안

by 이지완

《파묻히다》


유전자는 추억도 실어 나르나 봐

베개 위로 번지 뛰는 아이들

꼭 삼십 년 전 내가 하던 짓


겁이 없다면

믿음이 있다면

받아주는 상대 있다면

고된 몸맘 파묻어

사뿐해질 수 있는 것을


어른이 되어 잊었고

아이에게서 되배운다




《베개》


피곤할 때 머리받이

화가 날 때 분노받이

번지 뛸 때 온몸받이

장난칠 때 방패무기

헤어진 날 눈물받이

외로운 밤 포옹상대


아낌없이 받는 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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