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
나이 따라 느는 것 중에
아이쿠 소리와 함께 오는
담이란 놈이 있지
침대 밑에 청소기 들이밀다가
물건 집으러 소파 아래 팔 뻗다가
사각지대 확인하려 고개 돌리다가
녀석이,
내게,
훅,
온다
아차 싶으면 이미 와 있는 것이
영락없이 나이랑 닮았다
《담 2》
오지 않았으면 하는 것들
어김없이 보란 듯이 온다
안 만나도 좋을
헤어진 연인처럼
낡아가는 삭신을 굳이
또 방문해 주셔서 젠장입니다
숫자에 불과한 나이라는 믿음이
이십 도도 안 되는
승모근의 회전 반경 안에서
와르르 무너진다
늙다와 결리다는 동의어인 듯
《담 3》
얄미워 정체를 찾아보니
가래 담痰이란다
목안이든 어깻죽지든
불쾌하게 걸리적거리는 게
녀석의 정체
누군가에게 담은 되지 말아야지
라는, 취중진
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