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노이

어린이날 특집 1.큰둥이 추억 시

by 이지완

《노이》


비 오니까 집에 가서

전 부쳐 먹자고

큰둥이가 말했는데

전부 처먹자고 들리니

귀에도 노안이

아니 노이가 왔나

죽음은 가까워지고

눈과 귀는 멀었구나

얘야,

띄어 말하기 잘하지 않으면

아빠가방에들어가버릴테다




《귀이개》


부모 속 후벼 파는

중2병 중증환자 큰둥이가

고분고분해지는 순간


이때다

네 속도 후벼 파주마

싶다가도

내 것보다도 커진 녀석의

온순한 귀를 잡고 보니


아기 때마냥

제 운명 맡긴 채

눈 감고 누운 모습이 짠해

가만가만 조심조심

채굴을 시작한다




《정리》


수포자 되는 걸 두고 볼 수 없어

큰둥이를 책상에 앉힌다


"피타고라스가 이걸 찾지만 않았더라면

행복은 거듭제곱이 됐을 텐데

근데 웬 정리? 정의 아냐?

아니구나 나쁜 거니까 불의구나"


"헛소리 이제 정리하고 문제 풀어

정의의 딱밤 맞기 전에"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