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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은우

어린이날 특집 2. 낀둥이 추억 시

by 이지완

《속담》


돌다리도 한 걸음부터

소 잃고 범 무서운 줄 모른다

까마귀 날자 떡 하나 더 준다

가는 말이 고와야 쥐가 듣는다


낀둥이 막둥이 남매가

주고받는 엉뚱한 속담에

나도 하나 보탠다

얘들아, 속담 바꾸기 놀이 하지 마

세 살 버릇 소 도둑 된다잖아



《마음의 용량》


사진작가 꿈꾸는 낀둥이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

일상 기록하는 기계는 많고

순간 간직하는 기술은 좋아도

찍고 담고 꺼내어 보는

마음의 용량 부족하지 않게

키우고 버리고 채우고 비우는 일

게을러서는 안된다



《차은우》


딸아이의 마음이

저 잘 생긴 청년에게로 휩쓸려 흐른다


그의 말 한마디 노래 한 소절

손짓 한 번에 호들갑스레 웃는다


애초에 내게 있었던가 싶게

저 마음 벌써 아득하다


아이의 독립이 아니다

내 유전자로부터 홀로서는

나 스스로의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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