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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의 산타

어린이날 특집3 - 막둥이 추억 시

by 이지완

《판도라의 산타》


산타의 정체를 알았다며 막둥이

찔끔 서운한 눈물을 흘린 뒤

살짝 멋쩍은 웃음도 흘린다


성장한다는 건 아마

로망을 내놓고 지식을 사는 일

포기를 대가로 깨달음을 얻는 일

순수함의 자리에 성취감을 앉히는 일




《구멍》


막둥이 내복에

시간의 무늬 앉았다

닳아 없어진 것 아니야

즐거운 유년의 개굴짐이

아로새겨진 거야




매미 껍질


벗고 나온 껍질을 보며

매미는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해

바랜 배냇저고리 보여주며

막둥이에게 물었더니

아빠, 왜 과거를 들추어요?


아차, 그렇지

날개 펼쳐 날아다닐 몸

답답함에 가두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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