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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리 피디 Oct 05. 2024

가을 모과

못생긴 향긋함


《가을 모과》


쌓인 눈 밑 싹 틔우려는

조바심이었을 것이고

꽃 진 늦봄에 겨우 몽울진

수줍음이었을 것이고

여름 소낙비에 숨죽여 젖는

무기력이었겠지만


그윽한 향기 얻을 생각

야멸차게 갈라 우려낼 욕심 번진

이제야 알아보아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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