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영화관 1편. 도쿄도피행 (東京逃避行)
< 도쿄의 미니시어터에서 재미난 일본 영화를 보러다니는 도쿄 영화관 1편 >
○ 본 영화 : 도쿄도피행 (東京逃避行)
○ 영화관 : 테아토르 신주쿠 (テアトル新宿)
○ 내용 : 신주쿠 가부키쵸의 토요코 키즈와 관련된 이야기
○ 무대 인사 : 타카하시 나오, 사토 호나미, 감독 아키바 렌
신주쿠 중심부에 위치한 미니시어터 신주쿠 테아토르에서, 최근 한국에서도 많이 알려 도요코 키즈와 관련된 영화 '도쿄도피행(東京逃避行)'을 관람하였다. 무대 인사가 예정되어 있는 날 영화관을 관람하면 왠지 더 설렌다.
도요코 키즈는 신주쿠 가부키초의 유명한 영화관 도요 시네마즈 빌딩 (東宝ビル)의 옆 (横, 요코)의 광장에서 주로 무리지어 생활하는 가출 청소년 (주로 여성)을 뜻한다. 예전에 대학생 때 일본에 여행할때 신주쿠 근방을 지나가다가 어떤 일본인 할아버지에게 이런 곳에 혼자 다니면 안된다고 뜬금없이 지적을 받은 기억이 떠오르면서, 그렇게 위험한 지역인가 싶었다.
한국에 있을 때에도 도요코 키즈에 관한 SNS 쇼츠를 봤던 것 같다. 길거리에 누가봐도 어려보이는 여학생들이 쭉 서있고, 누가봐도 성인 남성이 말을 거는 (추근대는) 모습이다. 갈곳이 없는 학생들은 매우 싼값?에 (어떻게 표현해야할 지 모르겠다) 어른들을 따라가 돈을 받거나 먹을 것을 얻어먹는 모양이다. 정말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주위에 있는 일본인들은 모두 남들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하고 조금한 일에도 사과를 하기 일쑤인데, 이런 꽉막힌 사회에서 쌓인 답답함을 집 안에서 푸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일본 사회에 가정 폭력 이슈가 꽤 많다는 뜻이기도 하고, 이 영화에서 도요코 키즈로 나오는 주인공 '히요리'는 가정 폭력 피해자로 나온다.
영화에서도 나오듯 어린 청소년들은 SNS를 통해 셀카를 올리고 메세지를 주고 받으면서 신주쿠 광장에서 만남이 성사되고, 그렇게 무리가 이뤄지면서 안좋은 길로 빠지는 수순이다. 그리고 시판 감기약 남용 문제도 나온다. 환각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하는데 당연히 건강에 좋지 않다.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들의 모순이 계속해서 나타난다. 절대적인 선으로 나타나는 '에도'라는 남자 주인공이 있는데 갈곳 없는 가출 청소년들의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끼니를 해결해주는 선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활동을 하는 자금의 출처는 가출 청소년을 이용해서 성매매로 돈을 버는 '메리오'라는 친구가 벌어다주는 돈이다.
무능력하게 나오는 청소년 상담사 '레이카'는 가출 청소년을 보호 조치를 해야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지만, 그 의무를 수행하면, 그 청소년은 또 다시 가정폭력을 겪게 된다. 그렇다고 그 많은 청소년들을 일일히 밀착 관리할수도 없고, 어려움이 예상되는 대목이었다. 실제 역할을 담당한 사토 호나미도, 무대 인사 인터뷰에서 실제 상담사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도요코 키즈인 주인공 '히요리'는 본인도 그런 어려움에 빠져있으면서 또 다른 여성 가출 청소년을 성매매 무리로 데려오는 역할을 충실하는 수행하는 가해자이기도 하다. 집에서 가정 폭력을 당할 바에는 이렇게 가출해서 (몸을 팔면서) 자유롭게 사는게 본인에게 맞다고 스스로 정당화를 하지만, '아스카'를 만나 가스 라이팅으로부터 벗어나고 가부키초로부터 탈출하게 된다. 주인공들은 이런 다양한 모순 속에서 굴레를 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사회의 관심이 필요한 것 같다.
※ 무대 인사 : 타카하시 나오 (高橋侃), 사토 호나미 (さとうほなみ), 감독 아키바 렌 (秋葉恋)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3월 25일 수요일, 영화가 끝난 후 무대 인사가 있었다. 주연은 아니지만 영화 중 강한 존재감을 두 조연이다. 가출 청소년 성매매를 주도하지만 그 돈으로 에도를 후원하기도 하는 '메리오' 역의 타카하시 나오와 청소년 상담사 '레이카' 역의 사토 호나미 였다.
아무래도 영화 내용이 시종 진지하고 (웃음 포인트가 단 한번도 없었다) 결말도 결말이니만큼 굉장히 차분하다못해 엄숙한 분위기에서 시작되었다. '타카하시 나오'는 딱 봐도 태가 나는 연예인이었고, 수수한 스타일로 출연하는 사토 호나미도 연예인은 역시 다르다는 비주얼을 뽑냈다. 일본의 무대 인사는 진짜 너~무 조용해서 굉장히 민망할 것 같았음에도 열심히 분위기를 이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출연자에 대한 인상을 언급해달라는 질문에 대해 아키바 렌 감독은, 타카하시 나오는 강렬한 눈매가 영화에 꼭 필요했다는 코멘트와, 사토 호나미에 대해서는 각본을 시작할 때부터 이 배우를 떠올렸다고 했다. 굉장히 공감되는 바였다. 특히 주연 배우들이 고등학생 역할로 굉장히 어리다보니, 사토 호나미가 촬영 현장에서 맏언니 역할을 해왔던 것 같다.
열린 결말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감독은 별다른 확답은 하지 않았지만, 남겨진 어른들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한 나름의 역할을 해나가지 않겠냐는 말을 했다. 확실히 영화 중에서 이 둘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는가, 딜레마를 극복해낼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볼 법하다. 그리고 사회의 관심이 필요함을 느낀 것 같다. 이런 문제들을 개개인이 해결할 수 는 없을 것 같다.
@ 영화관에 대하여
'테아토르 신주쿠'는 1957년에 개관하여 명화를 중심으로 상영을 시작했으나, 1988년 리뉴얼된 이후로 '일본 영화'를 전문으로 하는 미니시어터로 거듭났다. 일본의 신인 감독을 많이 발굴하여 세계적인 감독을 배출하자는 컨셉이다. 1990년대에는 키타노 타케시 감독의 초기작을 상영하여 'HANA-BI'가 베네치아에서 황금사자상을 타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으며, 이와이 슌지 감독의 초기작도 상영하였다고 한다. 최근에 리뉴얼을 해서 그런지 굉장히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이었고 이벤트도 활발하게 개최하는 것 같다. 4월 10일에 '炎上' 라는 영화를 보러갈 예정이다. 이것 또한 토요코 키즈에 대한 영화이고, 모리 나나가 무대 인사로 나온다!
[자료 출처]
https://toyokeizai.net/articles/-/459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