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찬스
기억하시는지 모르지만 저는 반지도 만들고 있습니다. 반지에 대해서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 반지를 끼는지, 어떤 손가락에 끼는지, 언제 끼고, 무슨 옷에 잘 어울리고, 어떤 치수가 적당한지 생각합니다. 좋은 반지는 어떤 반지이고 왜 좋은지 고민해 봅니다.
그 반지를 낀 사람에게 반지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궁금합니다. 결혼반지 몇 번 껴본 제가 뭘 알겠습니까. 정부과제를 하면서 알게 된 연구소의 팀원들이 있습니다.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과제를 수행했습니다. 난관도 많고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잘 끝났습니다. 2년간 같이 과제 수행하면서 미운 정, 고운 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사회에 나와서 이런 좋은 인연을 만나서 너무 감사합니다.
저의 딴짓, 특히 반지를 너무 좋아해 주는 열성 지지자들입니다. 항상 따뜻한 조언과 진심 어린 격려를 보내줍니다. 너무 고마워서 연구원에게 제가 만든 반지도 선물했습니다. 제가 만들어준 커플링을 오랫동안 끼고 다녔는데 곧 결혼합니다. 제 반지는 행운도 주는 반지입니다. 그 연구원에게 반지의 의미를 물어봤습니다. 놀라운 답변을 받았습니다. 저는 모르는 반지의 의미를 발견했습니다.
반지를 끼는 이유
자기만족이에요. 맘에 드는 (혹은 예쁜) 반지를 끼고 있는 손가락을 보면 기분이 좋아요. 예쁜 꽃 좋아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에요.
자기표현이기도 해요. 저는 파란색을 좋아해서 주로 푸른 계열 보석이 박힌 반지를 꼈었는데 이게 저를 표현한다는 느낌을 가진 적도 있어요.
과시/꾸미기의 용도로도 사용해요. 착용 시 과시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명품 가방을 드는 것과 같은...) 또는 좀 꾸미고 가야 하는 자리에 착용해요.
반지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어요. 웨딩 밴드 or 커플링(사랑하는 사람이 있음) / 우정반지 / 엄마, 동생이랑 하는 애끼 반지 / 할머니 유품 등 (의외로 손에 시선을 두게 되는 경우가 많아 의미 있는 반지를 보면 상대방이 떠올라서 좋아요)
반지가 주는 의미
반지가 주는 의미 중 가장 큰 건 상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렸을 때는 친구끼리 우정반지를 함께 끼면서 결속을 다지는 용도로 꼈었고, 조금 자랐을 때는 과시하기 위해 명품 반지를 주로 꼈어요.
지금은 할머니가 유품으로 남기신 반지를 주로 끼고 있어요. 반지를 볼 때마다 할머니가 떠올라서 그분을 추억하고,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보면 위안이 되기도 해요. 실제로 초조할 때 그 반지를 계속 만지면서 마음을 추스른 적도 있네요.
물론 freetime님이 만들어주신 반지도 종종 껴요. (보풀이 안 나가는 옷 입을 때 ㅠㅠ)
그리고 반지에는 구속의 의미도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시계, 팔찌, 귀고리, 목걸이, 발찌 다 채워봤었는데요. 반지만큼 확실한 느낌과 만족감을 주는 액세서리가 없었어요. (이건 지극히 개인의 취향이긴 할 거예요...)
정말 멋진 자극도 받고 통찰력을 얻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제가 만들 반지의 의미를 생각해 보고 고객에게 어떤 기억을 남겨주면 좋은지에 대한 방법도 조금은 알았습니다. 반지에 의미를 담습니다. 저는 반지를 만들고 있습니다.